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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전 23연패' 삼성, 1437일 만에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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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전 23연패' 삼성, 1437일 만에 웃을까

입력
2015.12.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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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1,437일간의 연패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

서울 삼성에 울산 모비스는 '악몽' 그 자체다. 삼성이 모비스전에서 승리를 거둔 기억은 근 4년이나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1월10일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단 한 번도 모비스를 이기지 못하고 23연패만 당했다. 특정팀 상대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 기록도 따라 왔다. 이쯤 되면 '지긋지긋'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삼성과 모비스가 만날 때마다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삼성에는 더욱 아픈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두 팀이 17일 모비스의 홈인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시즌 4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세 시즌 동안 모비스에서 뛰다 이번 시즌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도 '모비스전'은 더 특별한 의미다. 라틀리프는 "어떤 경기이든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이런 사연이 있는 경기에서는 더 집중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며 "개인 기록을 욕심을 내기보다 최대한 희생하는 플레이를 통해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모비스의 우승 주역으로 꼽힌 라틀리프와 문태영을 영입하며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모비스의 전력은 그만큼 약해졌다. 하지만 모비스는 삼성전 연승 행진을 계속해서 이어갈 뿐만 아니라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빈틈을 보이지 않고 있다. 라틀리프는 모비스의 전력에 대해 "유재학 감독님의 지도력이 뛰어난 데다 양동근, 함지훈의 역할이 크다. 다른 선수들도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나와 문태영이 삼성으로 옮겼더라도 올해 여전히 강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라틀리프 뿐 아니다. 모비스전을 앞둔 삼성 선수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있다. 김준일은 "모비스는 양동근과 함지훈이 워낙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좋다. 거기에 우리 팀 젊은 선수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는데, 더 투지 있게 상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4위에 올라 있다. 17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상위권 도약의 발판이 될 뿐 아니라 '천적' 관계를 끊어내며 사기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마음을 비웠다. 한 번은 이기지 않겠나"라며 "모비스라고 특별히 신경을 쓰기보다 우리가 준비한 걸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상승세를 타려고 할 때마다 모비스를 만나 기세가 꺾였던 게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수장의 당부는 간결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이야기를 했다. 더욱 파이팅 넘치게 하고, 고참들이 잘 끌어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이상민 삼성 감독.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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