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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리인상, 러시아ㆍ브라질 등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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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리인상, 러시아ㆍ브라질 등에 먹구름

입력
2015.12.1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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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 3일 미국 상ㆍ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미소를 짓고 있다. 옐런 의장의 미소처럼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국에게는 금융위기 극복선언이지만, 신흥국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 3일 미국 상ㆍ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미소를 짓고 있다. 옐런 의장의 미소처럼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국에게는 금융위기 극복선언이지만, 신흥국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금리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 극복을 선언했다. 그러나 신흥국 등은 글로벌 달러의 대이동을 걱정하는 상황에 빠졌다. 과거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세계의 나머지 나라들은 크고 작은 파급 효과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1994년 갑작스러운 인상으로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와 아시아 등 신흥국에 외환위기가 몰아친 게 대표적이다.

일단 신흥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자금 대량 유출이다.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2009년 미국이 금리를 내린 후 신흥국에는 3조달러가 넘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모두 고수익을 노린 돈으로 대부분 신흥국 채권에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미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빼낸 자금은 5,000억달러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하로 자금이 걷잡을 수 없이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흥국 가운데서도 특히 약한 고리는 경상수지가 적자이거나 외화보유액이 부족한 나라들이다. 달러표시 부채가 많은 러시아와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등이 대표 국가로 거론된다. 달러화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메건 그린 존 행콕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 시장의 최대 걱정은 환율”이라면서 “모든 중앙은행이 돈 풀기를 계속하는데 연준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면 달러 강세가 계속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상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인상 속도다. 재닛 옐런 연준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향후 기준금리는 점진적인 상승을 추구할 것”이라고 수 차례 밝혔다. 시장에서도 인상 폭과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빠르면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

시장분석가들은 연준이 2016년 한 해 분기별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총 1%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 이는 당초에 예상했던 1.25%포인트 인상론보다 낮은 수치다. 추가로 인상하는 시기가 내년 6월 이후나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리를 빠르게 올릴수록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커진다. 최근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신흥 시장에 자금 유입이 급작스레 끊기는 상황이 오면 ‘퍼펙트 스톰’(perfect?strom)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금리 인상은 중국의 성장 지체로 더 증폭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온 중국의 성장 동력이 꺾이면서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나라들에 여파가 미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6∼201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3%로 추락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신흥 시장과 글로벌 기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성장률도 1.8%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블룸버그 조사에서 전문가 12명 가운데 6명이 경기호전 시점으로 2018년을 꼽았으며 5명은 2019년이나 그 뒤에야 성장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2025년에야 다시 회복세를 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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