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법(예강이 법) 꼭 좀 통과시켜주세요"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해 ‘신해철 법’은 꼭 통과돼야 합니다.”

의료사고로 사망한 故 신해철 아내 윤원희 씨가 16일 오전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일명 예강이법·신해철법) 도입을 위한 국회 법안 심의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의료사고로 숨진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유족ㆍ지인, 전예강 양의 유족이 1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해철법 통과를 촉구했다.

신해철 법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피신청인(병원 측)의 동의 없이도 조정이 자동으로 개시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지난해 1월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7시간 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한 9살 예강 양의 이름을 따 ‘예강이 법’으로 불리다 신해철씨가 의료사고로 사망하자 신해철 법으로 고쳐 불리고 있다.

조정중재원을 이용하면 의료분쟁에 대해 저렴한 비용으로 120일 내에 전문가로 구성된 감정부에서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행법 상 의료사고 분쟁은 병원 동의가 없으면 조정중재원의 조정절차를 개시할 수 없다. 때문에 접수되는 사건의 절반 가량이 중재절차 없이 각하되는 실정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각하 결정이 이뤄지면 민사소송으로 가야 하는데 이 경우 변호사 비용이 1,000만원이 넘고, 시간도 수년이 걸린다“며 “적어도 사망, 중상해가 발생한 의료사고는 병원의 동의 없이도 조정중재원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해철 법은 19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 전까지 논의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신해철씨의 지인인 방송인 남궁연씨도 기자회견장에 나와 “의료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일”이라며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예강 양의 엄마인 최윤주씨는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조정 신청이 각하돼 두 번의 아픔을 겪지 않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