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ㆍ승부조작ㆍ뒷돈 등으로 얼룩진 한국 스포츠의 부끄러운 현주소가 체육기자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뉴스로 선정됐다.
연합뉴스가 신문과 방송 등 전국 주요 언론사의 스포츠 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2015년 스포츠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스포츠계 도박ㆍ뒷돈 등 각종 비리로 몸살’이라는 항목이 전국 51개 언론사(중앙 20ㆍ지방 31개사)가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1위 15표, 2위 7표를 얻는 등 총 310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총점은 1위 표 10점, 2위 표 9점, 3위 표 8점 순으로 10위 표까지 순위별 차등 점수를 매겨 이를 합산했다.
프로야구 선수의 해외 원정 도박과 프로농구계의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 프로축구 심판 매수 등 의혹으로 얼룩진 한국 스포츠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프로야구에서는 삼성의 주축 투수 3인방인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과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활약한 오승환의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불거졌다. 프로축구에서는 심판이 특정 구단으로부터 돈을 받아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프로농구는 국가대표 출신 김선형(SK) 등 일부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제명에서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위기를 맞았다. 또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전창진 전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은 KBL(한국농구연맹)로부터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라는 징계를 받아 사실상 프로농구계에서 퇴출당했다.
10대 뉴스 2위는 박인비(KB금융그룹)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및 한국인 2호 명예의 전당 입회 소식으로 252점을 받았다. 박인비는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이후 5개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LPGA 투어 평균 타수 1위에 오르면서 LPGA 명예의 전당 가입 요건인 포인트 27점을 모두 채웠다. 5승을 달성한 박인비를 포함해 태극낭자들은 올해 LPGA 투어에서 단일시즌으로는 최다인 총 14승을 합작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대통합 추진은 222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체육 행정을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체육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는 취지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3월 통과함에 따라 엘리트 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담당하는 국민생활체육회는 2016년 3월까지 양 단체를 통합해야 한다. 통합 시기, 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다가 마침내 통합준비위원회가 꾸려졌고 이후 통합체육회의 명칭을 ‘대한체육회’로 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4위부터 6위까지는 야구가 휩쓸었다. 두산의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220점을 받아 4위에 올랐고, 한국 야구가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다섯 번째로 많은 202점을 받았다. 박병호(미네소타)를 앞세운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 러시와 강정호(피츠버그)의 성공적인 데뷔는 179점으로 6위에 자리했다.
7위는 수영스타 박태환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고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은 1ㆍ동 5개)도 박탈당한 일이었다. 이어 지난 7월 우리나라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금 47ㆍ은 32ㆍ동 29개(총 108개)의 메달을 획득해 대회 사상 처음으로 종합우승까지 차지한 것이 8위에 올랐다.
김국영이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남자 육상 100m를 10초16에 뛰어 자신이 가진 한국 기록(10초23)을 5년 만에 0.07초 앞당긴 일은 9위를 차지했다.
10위는 국제축구연맹(FIFA)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회장직 도전 의사를 밝혔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6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결국 선거 출마를 포기한 일이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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