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설명회 성황리 개최! 공사비 싼 '삼성물산'이냐, 특화 조건 우위 'GS건설'이냐
올 하반기 '최대어'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이하 서초무지개) 재건축 시공자선정총회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합동홍보설명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서초무지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조합장 구대환, 이하 조합)은 지난 12일 제1차 합동홍보설명회(이하 합설)를 서초구민회관에서 개최한 데 이어 다음 날(13일) 2차 합설을 T-K호텔 본관 3층 거문고 홀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참여해 조합원들에게 각 사의 사업 조건을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사회를 맡은 한국감정원 류현희 과장은 "오늘 합설 진행 방식과 순서는 조합과 양 사가 함께 협의해 정한 것으로, 조합원들은 경청하셔서 각 사의 조건을 꼼꼼히 비교, 분석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차 합설은 기호 1번 GS건설, 기호 2번 삼성물산의 순서대로 진행됐다. 양 사는 홍보 영상을 각각 20분씩 상영한 뒤 조합원 질의응답의 순서로 홍보를 이어 나갔다. 2차 합설 때는 업체별 순서만 바뀐 채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GS건설, 581억원 '무상 특화' 및 '확정 공사비'로 랜드마크 지을 것, 사 측 "삼성물산 주장은 '억지'"… '계약이행보증' 약속으로 선제공격
서초무지개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정비사업 최고 브랜드('래미안'과 '자이')의 2대 건설사가 격돌한 만큼 각 사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을 펼쳤다. 특히 GS건설은 서초무지개를 '서초그랑자이'로 탈바꿈시켜 이 일대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입찰 시 제안한 581억원 '무상 특화' 제공과 변동 없는 '확정 공사비' 등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GS건설은 먼저 랜드마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차별화된 외관 특화가 필수적이라며 ▲커튼월 룩으로 마감한 외장 ▲품격 있는 스카이큐브 ▲컬러 알루미늄 패널 ▲고급 실리콘, 메탈릭 페인트 ▲서울 최초로 도입되는 테라스의 입체적 입면 구성 ▲모든 동 지상 5~6개층 이상 석재 마감 ▲LED 경관 조명 등을 활용해 '예술 작품'을 지어 '강남 랜드마크'로서의 품격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쓰레기 이송설비를 설치하여 편의성을 증대하였고, 효율적 지하 주차장 배치 등 기술력으로 총 2974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 사선 배치로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의 주차장 직각 배치와 153개의 경차전용 주차 공간 등에 비해 우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사의 설계안대로 설계가 불가하다는 공문을 서울시로부터 회신했다는 삼성물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에 따르면 커뮤니티시설 건폐율 관련 내용은 건축면적에 이미 반영된다는 뜻이며, 35층 배치와 관련해 '리모델링이 용이한 공동주택 기준'에 따라 건축위원회 심의 80점 이상인 경우 가능한 것으로 서초신동아 쪽 35층 배치는 이미 심의를 통과한 기존 조합(안)과 같으므로 '불가'라고 주장하는 삼성물산의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이어 계약과 무상특화 이행을 증명하는 특화 및 차별화의 모든 내역을 투명하게 명기한 GS건설과 달리 삼성물산은 재료비 등 내역을 하나도 적지 않았다. 또한 GS건설보다 각각 40억원, 123억원 높은 철거비와 제경비만 봐도 삼성물산이 조합원 권익보다는 사 측 이익 추구에 몰두하고 있어서, 실제로 아파트 공사에는 약 380억원의 공사비를 삼성에 비해 많이 투입하여 품질을 차별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계약이행보증과 관련해서도 GS건설은 조합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그 이행을 공표해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날 한 조합원이 "삼성물산이 입찰 참여 후 지속해서 제기해 온 GS건설의 계약이행보증 불이행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라고 묻자 GS건설 관계자는 "입찰보증금을 제출하였고 시공이행보증서 제출을 약속 드렸지만 삼성물산 측의 과장된 비방과 불안감 조성으로 혼탁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GS건설은 이 부분에 대해 계약이행보증을 이행하는 것으로 약속해 조합원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보여 드리겠다"고 답했다.
한편 1차 합설에서는 한 차례 소동이 빚어졌다. GS건설의 홍보 종료 후 삼성물산의 홍보를 앞둔 시점에 약 20여 분간 진행이 지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조합의 홍보 지침에 따라 양 사가 합설에 참여하는 직원 10명의 명단과 증명사진을 조합에 제출하기로 사전 합의했는데 삼성물산이 합의에 어긋나는 외부인을 들여보내려 해 지체되고 있다"면서 "이에 다수 조합원들이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이들의 입장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양 사의 조건 등을 모두 들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입회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 조합원은 "삼성물산은 지난 입찰마감에서도 입찰제안서 배정을 놓고 조합과 마찰을 빚더니 계속해서 조합의 원칙과 기준을 어기는 행태를 보이면서 반감을 사고 있다"며 "그 동안 조합이 강조해 온 '규칙 준수'를 반복해서 어김으로써 얻게 되는 불이익은 모두 삼성물산이 자초한 것이므로 마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물산, 총 5,200세대 명품도시를 위한 뉴 래미안 스페셜 플랜 제시, 사 측 "GS건설 특화는 '거품'… 경쟁사보다 더 많은 혜택으로 보답" 반격
GS건설의 공격에 삼성물산도 적극 방어에 나섰다. 특히 삼성물산이 대한민국 재건축의 역사를 써 나갈 서초무지개 입찰에 참여한 것은 영광이며 '래미안S팰리스'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짓겠다고 밝힌 뒤 자신들의 홍보를 이어 나갔다.
삼성물산은 이날 설계 및 특화 부분에 있어 GS건설보다 한 수 우위에 있다는 주장을 폈다. GS건설이 단지 높이를 주변보다 1m 이상 낮게 하고 각종 특수 설계가 빠져 있어 홍수 발생 시 초대형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데 반해 삼성물산은 단지 높이를 서운로, 효령로보다 높게 설치하고 빗물 역류 방지 시스템 등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어 경부고속도로 주변 미세먼지 증가에 대비, 미세먼지 및 소음 걱정이 없는 아파트를 짓기 위해 차단막, 필터링, 쿨미스트시스템 등을 총 85개소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층간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첨단 특화 시스템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또한 외관 특화 114억원, 주차장 특화 104억원, 품질 강화 특화 50억원 등 총 401억원의 정직한 무상 특화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GS건설의 특화 581억원은 특화 항목에 순공사비 외 보험료 수수료, 부가세 등이 포함돼 있고 거품이 낀 것으로 삼성물산이 더 많은 혜택을 조합원들에게 안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상반된 양측의 입장 속에 현장 분위기는 GS건설 측 논리에 좀 더 무게감이 실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조합원 질의응답 시간에 한 조합원이 "입찰제안서를 꼼꼼히 보다가 특이한 점을 발견했는데 조합(안)과 삼성 혁신안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입찰제안서 기타부분에 '삼성 혁신안은 아파트와 상가의 가치 극대화 및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한 검토 도면이며 향후 조합과의 상의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 평면 옵션 선택에 따른 분담금 증감은 관리처분 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쓰여 있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삼성물산 측 무상 특화는 혁신안을 따라야만 모두 적용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는 (조합 설계안을 따라도) 581억원 무상 특화 계획과 확정 공사비를 명시한 GS건설과는 상반된 것이다. 게다가 삼성 혁신안은 서울시 우수디자인 적용을 전제로 한 검토 도면이라는 점에서 불안하다. 이는 우수디자인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현재 설계를 추 후 변동하여 공사비 증액이 이뤄질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달리 삼성물산을 지지하는 한 조합원은 "무조건 공사비가 싼 게 유리한 것 아니겠냐"며 "이미 공사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삼성물산이 조건도 우수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조합원은 "불안한 것은 GS건설의 일부 2베이 설계도 마찬가지"라며 "양 사 모두 확정 공사비를 주장하고 있는 판국에 결국 공사비 차이로 승부가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 사의 수주를 위한 홍보 논리가 상반된 가운데 2차례의 합설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남은 며칠간 각 사의 홍보와 설명이 이어질 예정이라 공방전도 총회 당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호 1번 GS건설, 기호 2번 삼성물산의 물러설 수 없는 최고의 '빅 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서초무지개 재건축 수주전. 오는 19일 서이초등학교에서 개최되는 총회에서 가려질 시공권의 주인이 누가 될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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