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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루시드 폴, 노란 나비 그리고 하늘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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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루시드 폴, 노란 나비 그리고 하늘에서 온 편지

입력
2015.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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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음유시인' 루시드 폴(40)이 의미 심장한 신곡으로 돌아왔다. 2년 만에 발표한 정규 7집 앨범 '누군가를 위한'의 타이틀곡 '아직, 있다'다.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축 처진 어깨를 하고 교실에 있을까'라고 시작하는 노래는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집으로 나 대신 돌아가줘/ 돌아가는 길에 하늘만 한 번 봐줘/ 손 흔드는 내가 보이니 웃고 있는 내가 보이니/ 나는 영원히 날개를 달고 노란 나비가 되었어'라고 흐른다.

'다시 봄이 오기 전 약속 하나만 해주겠니/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꽃들이 피던 날 난 지고 있었지만 꽃은 지고 사라져도 나는 아직 있어'라고 애틋하게 이어진다.

지난해 온 국민을 울렸던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가사다. 마치 하늘로 간 친구가 생존한 단원고 동급생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았다.

루시드 폴은 15일 서울 신사동 안테나뮤직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곡을 쓸 때 굉장히 많이 울었다"며 "노래 부를 때 최대한 평정심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된다"고 털어놨다.

다만 세월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루시드 폴은 "곡을 만들고 나서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하지 않는 편"이라며 "듣는 사람들의 그 느낌이 맞다.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석해주면 만든 사람 입장에선 고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꾸로 나도 뮤지션이기 전에 한 리스너"라며 "예술 작품을 접할 때마다 내 느낌이 작자 의도에 부합된 건지 의심해야 되나 생각하면 서글프다. 창작물의 해석은 전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홈쇼핑 프로모션에 관한 뒷얘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루시드 폴은 지난 11일 CJ오쇼핑 채널에서 7집 CD, 동화책, 사진 엽서, 제주서 직접 재배한 감귤을 패키지로 판매했다. 한정판으로 딱 1,000세트만 준비한 루시드 폴은 주문 폭주로 9분 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루시드 폴은 "술자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유희열이 꺼냈던 아이디어가 현실화 됐다"고 웃으며 "처음엔 7~8개 홈쇼핑에서 다 거절 당했는데 대표가 지인을 총동원해 성사시켰다. 우리나 방송사나 모두 처음 하는 일이고 귤 포장까지 직접 했는데 음악 작업보다 10배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음원 시대에 제 음반을 사는 분들에게 뭐라도 하나 더 드리고 싶었다. 본심이 왜곡될까봐 걱정이 됐는데 유쾌하고 재미있게 많이 봐줘서 다행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로 루시드 폴의 홈쇼핑 방송 이후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신선하다는 평과 함께 다른 홈쇼핑에서 추가 섭외, 다른 가요기획사로부터 기획 노하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파격적인 마케팅만큼 앨범 자체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사운드에 대한 고집이 고스란히 묻어난 7집이다. 흔히 말하는 '고음질'보다 한 단계 위인 32비트, 96khz로 녹음·믹스됐고 일본 유명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을 했다.

루시드 폴은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뮤지션, 프로듀서로서 성장했다는 보람을 느낀다"며 "눈 감는 날까지 음악과 함께 새로운 것을 꾸준히 펼쳐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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