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는 김경아(31)씨는 넘쳐나는 상품 중에 무엇을 고를지 늘 고민이었는데 최근 이를 해결했다. 소비자 취향에 맞춰 물건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시원스럽게 고민을 풀어줬다. 큐레이션 서비스는 미술관에서 전시작품을 기획하듯 쇼핑전문가가 이용자 맞춤형 상품을 골라 선보이는 서비스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를 거쳐 큐레이션커머스로 진화하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와 상품 중에서 선택과 결정이 어려운 소비자의 쇼핑 피로도를 낮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소비자는 상품 기획자(MD)가 골라주는 상품을 따라가며 고르기만 하면 된다. 이용자의 성별과 나이, 관심상품이 비슷한 다른 소비자가 본 상품을 추천하거나 그 동안 구매 기록에 따라 쇼핑 성향에 맞는 상품을 보여준다. 최이철 위메프 팀장은 “시작부터 모바일을 기반으로 성장한 소셜커머스는 작은 화면 안에 상품을 구성하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빠르고 쉽게 찾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큐레이션을 특성화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1번가가 지난 4월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해 내놓은 ‘쇼킹딜’이다. 매일 오전 7시 ‘뭘 살까’ 코너에 최근 트렌드나 이슈를 반영한 상품 목록이 뜬다. 겨울철 보양식을 추천하면서 ‘겨울 별미! 굴을 빼놓을 수 없죠!’ ‘추울 땐 뜨끈한 국물이 최고’ ‘닭 요리 생각나시죠?’ ‘쫀득쫀득 과메기 드세요’라면서 쇼핑 목록을 제시하는 식이다.
지마켓도 특정 상품을 엄선해 선보이는 큐레이션커머스 ‘G9’를 운영 중이다. G9에서는 오전 9시 ‘투데이 핫딜’과 오후 9시 ‘플래시딜’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사면 어떻겠느냐고 이용자들에게 제안한다. 플래시딜의 경우 대부분 상품이 10분 안에 완전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특히 오후 9시 모바일로 이곳을 방문하는 방문객 수가 플래시딜 실시 전보다 20% 이상 늘었다.
큐레이션을 담당하는 MD들은 최신 이슈와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쇼핑을 돕는다. 키덜트 열풍에 따라 쉽게 구하기 어려운 레고 등 60여개 상품을 모아 기획전을 진행하거나 국내서도 큰 관심을 끈 ‘샤오미 미니봇’을 출시되자마자 팔아 3시간 만에 준비한 100대를 모두 판매했다.
덕분에 큐레이션 서비스에 노출된 제품들은 매출이 급신장했다. 지마켓에 따르면 올해 G9에서 판매한 제품군별 매출이 가전제품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7%, 의류ㆍ패션 잡화는 52% 증가했다. 지마켓 관계자는 “큐레이션을 통해 특정 상품 중심으로 간결한 이용자환경을 선보인 덕분에 쇼핑이 편리해졌다”며 “각 상품군 담당자가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엄선해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도 높다”고 강조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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