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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서건창이 ‘완장’…주장 선임 풍경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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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서건창이 ‘완장’…주장 선임 풍경이 달라진다

입력
2015.12.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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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신임 주장 서건창. 한국스포츠경제
넥센의 신임 주장 서건창. 한국스포츠경제

프로야구 주장 선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주장은 카리스마형 리더가 주를 이뤘다. 엄격한 위계질서와 27명의 대규모 1군 선수단을 이끌어 가야 하는 종목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소통을 중시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온화형 리더가 떴다.

나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보다 고참과 신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잘하는 것이 주장의 최우선 덕목이 됐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된 자격은 팀 내 입지다. 올 시즌 주장을 맡았던 선수들 중 kt 신명철(37ㆍ은퇴), SK 조동화(34), LG 이진영(35ㆍ현 kt)은 그라운드에서 자기 자리를 확실히 지키지 못했다. 리더가 경기를 뛰고 안 뛰고의 차이는 크다. 경기에 자주 나가야만 목소리를 낼 때 당당히 낼 수 있고, 팀의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이런 흐름은 내년 주장 선출을 마친 넥센과 SK에서 감지됐다. 넥센은 2012년부터 4년간 캡틴을 맡았던 이택근(35) 대신 ‘젊은 주장’ 서건창(26)을 낙점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리더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팀 색깔을 젊고 역동적인 방향으로 바꾸려는 구단의 결정이다. 차기 주장 감으로 꼽힌 박병호(29ㆍ미네소타)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영향을 미쳤다. 서건창은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팀이라 선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직 고참급은 아니지만 후배 선수들을 잘 이끌어 팀을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는 김용희(60) 감독이 직접 김강민(33)을 주장으로 지목했다. 박정권(34)과 이대수(34), 박재상(33) 등 후보가 있었지만 붙박이 중견수 김강민을 택했다. 김 감독은 “팀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이 남다른 만큼 모범적인 주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김강민은 “팀과 선수들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선임은 보통 감독의 지명이나 선수단 투표로 이뤄진다. 두산, SK는 전통적으로 감독이 지명 한다. NC와 한화도 마찬가지다. 그 동안 선수단 투표로 선출했던 롯데는 조원우(44) 감독이 새 지휘봉을 잡으면서 코칭스태프가 뽑는 방향으로 바꿨다.

삼성과 KIA, kt는 선수단 모임에서 주장을 선출한다. 삼성은 이달 초 선수단 투표로 박한이(36)를 내년 주장으로 뽑았다. kt도 선수들이 박경수(35)에게 완장을 맡겼다. LG는 선수단과 프런트가 모두 참가하는 투표로 주장을 선출한다. LG의 주장 임기는 2년이다.

캡틴은 구단별로 차이가 있지만 월 100만원 가량의 판공비를 받는다. 주장은 상조회장까지 맡아 프로야구선수협회 등에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선수단 대표로 참석하거나 의견을 전달한다. 감독 스타일에 따라 막대한 권한을 쥐기도 하는데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력은 코치를 능가하는 경우도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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