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명품관인 애비뉴엘이 훤칠한 키와 잘 생긴 외모의 패션모델들을 문 열어주는 도어맨으로 뽑아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소공동 본점은 3년 전부터 모델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평균 키 187㎝의 패션쇼 무대에 오른 경력 6~10년차 모델을 도어맨으로 두고 있다. 패션모델 도어맨들은 본점 정문과 애비뉴엘 정문 두 곳에서 4명이 1시간 30분씩 교대로 근무한다.
이들은 설과 추석에 한복을 입고 크리스마스에 산타 복장을 한 채 문을 열어 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주말이나 바쁠 때 본사 사원들이 내려와 문을 열어주거나 짐을 들어주는 서비스를 한 적이 있지만 패션모델을 도어맨으로 세운 것은 처음”이라며 “프리미엄 백화점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롯데백화점의 전략이 주효해 모델출신 도어맨들은 중국인 여성 관광객들에게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도어맨으로 근무한 모델 구병두(27)씨는 수입이나 일정이 고정적이지 않은 모델 활동과 도어맨을 2년 6개월째 병행하고 있다. 그는 군 제대 후인 2010년부터 모델 활동을 하며 휠라스포츠 등의 패션쇼에 서거나 가수 자우림, 허각 등의 뮤직비디오와 각종 드라마에도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중국 여성 관광객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고,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아이디가 적힌 쪽지나 음료수를 종종 건넨다”며 웃었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들이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반 용역 직원들보다 봉급 등에서 대우를 해 준다.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는 “일반 용역직원들은 주 5일제로 근무하지만 모델 출신들은 패션쇼나 행사 일정에 따라 도어맨 근무를 한 달에 20일 정도 한다”며 “시선을 끄는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해 월급도 일반 용역직보다 더 챙겨준다”고 강조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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