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회사 중 자동차 생산 역사가 가장 긴 곳은 메르세데스-벤츠를 만드는 다임러다. 그리고 현재 다임러가 생산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모델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생산되고 있는 것은 G클래스(사진)다. G클래스는 각진 상자형 차체가 돋보이는 정통 4륜구동 차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 축구스타 차범근씨가 독일 활동 후 영구 귀국할 때 가져온 차로도 유명하다.
G클래스는 요즘 보기 드문 장수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라고 하면 S클래스 같은 세단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오히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고 많이 판매되지 않은 차가 장수하고 있는 것이다. G클래스는 겉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1979년부터 지금까지 36년 넘게 생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자동차 회사에 장수 모델이 많았지만 요즘은 드물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및 안전규제 때문에 한 모델을 오래 생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엔진은 유해 배출가스를 줄인 최신 설계로 바꾸더라도, 충돌 안전성에 영향을 주는 차체 구조는 오래 전 것을 그대로 쓰기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재 생산되고 있는 장수 모델 중엔 고전적 개념의 정통 4륜구동 차가 많다. ‘류청희의 오토스토리’에서 이미 다뤘던 랜드로버 디펜더의 역사도 194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4륜구동 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프 랭글러도 1941년이 시발점이었다. 토요타의 간판 4륜구동 차인 랜드 크루저는 1951년에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 명맥을 잇고 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4륜구동 차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차체 구조다. 형태를 갖춘 철판을 용접한 모노코크 구조를 쓰는 일반 승용차와 달리, 험로 주행에 특화된 4륜구동 차들은 대개 사다리꼴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구조를 쓴다. 이 구조는 차체 비틀림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우선 차체가 무거워 연료를 많이 소비하고, 움직임이 둔해 일반 도로에서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또한 사고 때 충격흡수가 잘 되지 않는 단점은 정통 4륜구동 차가 점점 모습을 감추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혹한 환경의 극지와 사막, 정글 같은 곳은 여전히 정통 4륜구동 차가 아니면 갈 수 없다. 앞으로 수가 줄어들기는 해도 정통 4륜구동 차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까지만 생산되는 랜드로버 디펜더와 달리, 메르세데스-벤츠는 앞으로도 당분간 G클래스를 더 생산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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