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 등 핵심 예산 대폭 삭감
청년수당 근거 조례도 간신히 통과
박원순 시장 재선 후 소통 부족 지적
예산철을 맞아 박원순 서울시장과 예산안을 의결하는 서울시의회 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13일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 시장의 핵심사업인 서울역고가 공원화, 자치구 재정지원 등 예산이 새정치연합 다수당인 시의회 심의에서 대거 삭감되는 등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의 ‘자치분권 실천을 위한 약속’과 관련한 내년 자치구 재정지원 2,897억 원 확대 계획이 무산될 위기다. 전 자치구 재정수요 충족률 100% 달성은 박 시장이 꼽은 내년도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예산 배정을 위해서는 자치구 조정교부금 인상을 위한 자치구 재원조정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시의회 상임위에 올라가야 하지만 상정도 되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된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지급 사업의 근거가 되는 청년 조례 개정안도 상임위 일정 마지막 날에야 통과됐고, 민선 6기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 프로젝트도 50억원이 삭감된 172억원이 배정됐다.
그 외에도 인생이모작센터와 베이비붐(50+) 캠퍼스 확충, 메르스 관련 감염병관리사업지원단 운영, 시민청 조성, 도시브랜드(아이서울유) 마케팅 등 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예산도 대거 삭감됐다.
서울시 주요 사업 예산이 삭감된 대신 지역축제 등 1억∼2억원 단위의 지역 예산은 새로 추가 됐다. 특히 서울시향 콘서트홀 건립 등 예산은 대폭 삭감된 반면 지역 사찰 보수와 작은 음악회, 도서관 건립 사업 예산이 대거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민선 6기가 시작된 이후 박 시장과 서울시가 의회 간 소통이 부족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의 핵심 사업에 대해 시와 의회와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새로운 사업이나 조례 개정 등에 대해서는 보다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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