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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20명은 安 따를 듯…야권 재편 시나리오는

입력
2015.12.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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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한 뒤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한 뒤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탈당 선언으로 제1야당은 분당(分黨)행 열차를 타게 됐다. 총선을 4개월 남짓 앞두고 막이 오른 야권 재편은 총선 구도는 물론 2017년 대권 경쟁 구도도 흔들 수 있는 정치권 빅뱅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야권의 핵분열 과정에서 문재인 대표나 안철수 의원 가운데 한 사람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당행 열차와 저지하는 지도부의 줄다리기

안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탈당과 함께 분당-신당으로 이어가는 시나리오의 윤곽을 밝혔다. 그는 특히 “당 밖에서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정치권에서도 새정치연합의 분당과 안철수 신당의 출연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안 의원의 신당에는 대체로 비노·비주류ㆍ호남 출신 인사들이 동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경우 새정치연합은 문 대표와 그를 추종하는 친노·86그룹·수도권 중심 세력만 남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문 대표가 리더십을 통해 구심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 선언 이후 “파도에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 총선 승리에 이르는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결연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당장 안 의원을 추종하는 세력의 동반탈당이 가시화할 경우 당내에서는 문 대표 책임론이 거론될 수 있다. 최고위원회의가 “당 수습에 최선을 다 하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했지만 이미 주승용ㆍ오영식 의원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데다 비주류 이종걸 원내대표마저 최고위 참석을 거부하고 있어 문 대표의 누란지위(累卵之危)는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

분당 이후 안철수의 행보는 창당? 합당?

측근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신당 창당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세력화’를 공언한 만큼 ‘헤쳐 모여’의 깃발만 든다면 20여명 안팎의 현역의원은 규합할 수 있다는 게 안 의원 주변의 구상이다.

안 의원의 다음 행보도 관심사다. 특히 이미 야권에서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ㆍ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각기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안 의원이 ‘호남 신당파’와 손을 잡을지 여부에 야권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하지만 호남신당과 바로 손을 잡게 되면 이른바 ‘호남 자민련’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어 안 의원 주변에서는 가능성 낮은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총선에서 안 의원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신당 창당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새정치연합과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을 치르면 야권의 패배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안 의원 입장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합종연횡의 숙제를 풀 수밖에 없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총선 후보 단일화나 당대당 통합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정의당 및 천정배 신당 등과의 대통합을 거론해왔던 만큼 안 의원을 제외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당대당 통합은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안 의원으로서는 새정치연합이나 정의당과의 통합을 선택할 입장이 못 된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또다시 통합한다면 ‘도로 새정치연합’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 단위에서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익명의 정치평론가는 “중앙당 차원의 통합이나 후보단일화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 “야권 후보가 난립하다 보면 지역 단위에서 자연스럽게 선거연대가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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