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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9년만에 첫 금리 인상 임박… 세계경제 '초긴장'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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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9년만에 첫 금리 인상 임박… 세계경제 '초긴장' 상태

입력
2015.12.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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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美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재닛 옐런 美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미국이 2006년 12월 16일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로 그해 12월 이후 시작된 지난 7년간의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뜻한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은 세계경제 뿐 아니라 한국경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자산가격 하락, 소비경기 침체 등의 부작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비에 철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글로벌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오는 15~16일에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0.00~0.25%에서 0.25~0.50%로 0.25% 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6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응답자의 97%가 12월 금리 인상을 점쳤다. 또 블룸버그가 조사한 79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3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이달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이 9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90%의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금리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도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8%로 가격에 반영했다.

지난 10월 FOMC 회의 이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한 많은 연준 위원들이 12월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해왔다.

옐런 의장은 미국의 경제 여건이 기준금리 인상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금리 정상화를 너무 오래 미룰 경우 추후 경제 과열을 막고자 갑작스럽게 긴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美 금리 인상 여건 조성…때가 왔다

연준은 그동안 금리 인상의 전제로 고용과 물가를 주요 지표로 내세웠다.

고용시장의 "추가적인 개선"과 더불어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겠다고 공언해온 것이다.

고용시장과 물가 지표는 이미 그러한 기준에 들어맞는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연준의 평가다.

지난 1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21만 1,000명이었다. 이로써 올해 신규 고용은 월평균 21만 명으로, 고용시장의 호조와 부진을 가르는 기준선 20만 명을 넘었다.

새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동향은 미국 고용시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다.

실업률은 5%로 낮아져 2009년 10월에 기록됐던 10%의 절반까지 떨어졌다.

옐런 의장은 이달 초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전체적으로 지난 10월 이래 받은 경제 및 금융 자료가 고용시장의 지속적 개선이라는 우리의 기대와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11월 들어 작년 동기 대비 2.3% 올랐다.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된다.

1~1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작년대비 2.6% 올라 노동부가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다. 연준이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여전히 목표치인 2%보다 낮은 1.3%에 그치고 있지만 임금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연준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합리적인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어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언제든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은 이달 "고용시장의 지속적 개선은 물가가 중기적으로 우리의 목표치인 2%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 연준의 향후 행보에 관심…느리고·점진적

중요한 것은 연준의 다음 행보다. 대다수 전문가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느리고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경험에 비쳐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FOMC 회의록에서 대다수 위원도 "FF 목표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동의했다.

지난 9월에 17명의 연준 위원들이 내놓은 내년 12월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1.375%였으며, 2017년 말은 2.625%였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나서 내년에는 네 차례, 2017년에는 다섯 차례 정도 금리를 올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올리고 나면 3월 회의에서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말 금리 전망치는 연준 위원들보다 더 낮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의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1.0~1.25%, 2007년 말 전망치는 2.25%였다.

이는 올해 금리를 한 번 올리고 나면 내년에는 세 차례, 2017년에는 네 차례가량 금리를 올린다는 얘기다.

옐런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은 그동안 첫 번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또 앞으로 나오는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은 매 금리 결정 때마다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WSJ를 비롯한 외신들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금리를 점진적으로 그리고 신중하게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 의장 자신도 미국 경제가 앞으로 수년간 높은 금리 인상을 감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금리 인상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여파 주시

거의 10년 만에 첫 금리 인상은 그간의 초저금리 환경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그동안 옐런을 비롯한 많은 연준 위원들이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줘왔다는 점에서 당장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주식과 채권 가격은 끌어내린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이미 10%가량 올랐다는 점에서 달러화가 추가로 올라갈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역사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주가에는 각각 다른 영향을 미쳤다.

BCA리서치에 따르면 1971년 이후 17차례의 금리 인상기 동안 첫 금리 인상 후 3개월간 미국 주가가 내려간 경우는 10번, 오른 경우는 6번, 보합수준이었던 경우는 1번이었다.

또 1980년대 중반과 1990년대 중반 금리 인상기 때 강한 증시 랠리로 금리 인상이 시작된 첫 3개월간 평균 주가수익률은 1.1%를 기록해 금리를 인상하면 주가가 하락한다는 통념을 깼다.

채권 시장도 첫 3개월간 주식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차이는 크지 않았다.

문제는 신흥국이다.

과거 2013년 5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긴축을 시사한 것만으로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것을 상기하면 금리 인상의 여파를 추정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에 힘입어 과도한 부채를 쌓아온 신흥국들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신흥국들이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둔화 조짐,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 유로존과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달러 강세 심화 등은 미국의 정책 행보에 불확실성을 키울 전망이다.

이미 신흥국 외환시장에는 불안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1일 FT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JP모건 신흥시장 외환지수는 0.9% 하락해 사상 최저인 65.80까지 떨어졌다.

지수는 이번 주 들어 5거래일 연속 하락해 한 주간 2.6% 떨어지며 2013년 6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보였다.

특히 이날 남아프리카 랜드화는 재무장관 경질 소식까지 더해지며 1971년 환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저로 추락했다. 랜드화는 이번 주에만 11% 가까이 하락해 7년여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화도 이번 주 신용등급 강등 경고에 3.1% 하락했다. 콜롬비아와 멕시코 페소화도 유가 하락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신저점을 경신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의 번트 버그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신흥시장 전반에 파괴적인 자본 흐름 역전을 촉발하고 앞으로 2주간 신흥국 외환시장의 소요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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