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의 거취 표명을 하루 앞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주변에는 긴박한 기류가 감돌았다. 지도부는 이날 밤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고 중진 의원들은 물밑 중재를 시도했다. 문재인 대표도 “힘을 합치자”며 안 의원을 거듭 만류했지만 정작 안 의원은 일절 접촉을 거부한 채 ‘마이웨이’ 의지를 굳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안 의원의 탈당 결심에 따른 파국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현안과 관련해 오늘 오후 늦게 의총을 개최할 수 있으니 일정에 참고해 주기 바란다"는 공지를 내려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앞서 수도권 지역의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의원간담회를 갖고 마찬가지로 대책을 숙의했다. 윤관석 의원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파국을 막기 위한 노력을 다하기 위해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양쪽에 면담단을 파견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선거구획정 협상이 끝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탈당 결심과 관련해 “그렇게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의원들이 중재 의견으로 내놓은 것처럼 두 사람이 함께 손잡고 힘을 합쳐서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더 실효성 있고 가능성 높은 방안 아니냐"며 "안 전 대표가 정말 현명한, 야당을 살리는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거듭 호소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안 의원과 연락을 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안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마지막으로 함께 만나서 대화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모처에서 칩거를 이어갔다. 측근들은 “탈당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안 의원의 탈당 선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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