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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완화 넘어 치료까지... 치매 정복 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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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완화 넘어 치료까지... 치매 정복 빛이 보인다

입력
2015.12.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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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현대 의학에서 극복하기 힘든 난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치료제는 증상만 완화시킬 뿐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이 원인 제거를 위한 의약품 개발에 뛰어들며 치매 정복에 나섰다. 이미 일부 약품들은 임상 시험 막바지에 도달해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 MSD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젠아이덱이 각각 개발한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이다. 서로 작용 원리는 다르지만 치매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 제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치매 치료제는 에자이의 아리셉트, 노바티스의 엑셀론, 얀센의 레미닐, 룬드백의 에빅사 등 4종이다. 그러나 이 약들은 치매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주요 증상인 기억력 감퇴와 이상 행동 등을 줄여주는 완화제이다. 약효도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

치매의 근본 원인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다. 치매 환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20~30년 전부터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인다. 일정량 이상 쌓이면 서로 엉겨 붙어 독성을 나타내며 주변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손상된 신경세포가 늘어나면서 기억력이 떨어지고 이상 행동을 하는 등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기존 치매 의약품인 룬드백의 에빅사는 신경세포의 손상을 가속시키는 물질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며 나머지 3가지 약은 손상 악화를 막는 물질을 보충해 준다.

제약업계가 치매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동안 굴지의 제약사들이 120여가지 치매 치료용 후보물질을 개발했지만 대부분 임상시험 도중 실패해 고배를 마셨다.

특히 일라이릴리와 로슈 등 유명 제약사들도 베타아밀로이드에 직접 작용하는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가 최근 실패한 뒤 다시 도전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잇따른 실패의 주 원인을 이미 치매가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기존 환자의 경우 손상된 신경세포를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도 어렵다.

현재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들은 근본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 제거를 목표로 한다. MSD와 바이오젠아이덱이 개발 중인 약품은 각각 베타아밀로이드를 만드는 효소를 억제하고 베타아밀로이드를 공격한다. 따라서 의료계는 이 치료 물질이 제품화에 성공하면 치매 치료에 일대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최근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를 확인할 수 있는 영상기법이 개발돼 치매 치료제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설희 건국대병원장은 “겉으로 멀쩡하지만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해 치매 발병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이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효과가 확인되면 기존 약품들과 달리 치매 진행을 획기적으로 억제하거나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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