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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의 에볼라 퇴치 공헌자,오히려 외면 당해

입력
2015.12.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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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라이베리아 화장터에서 전문 화장가들이 에볼라 희생자를 옮기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해 8월 라이베리아 화장터에서 전문 화장가들이 에볼라 희생자를 옮기고 있다. 게티이미지

최근까지 에볼라가 기승을 부린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는 1만명 이상이 감염돼 4,800여 명이 숨졌다. 검역 전문가들은 시신을 땅에 묻는 이 지역 풍습이 에볼라 확산의 주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라이베리아 정부는 시신 화장을 전담하는 전문가들을 모집했다. 덕분에 통제가 불가능해 보이던 에볼라가 진정이 됐지만, 에볼라를 퇴치하는데 큰 역할을 한 30명의 젊은이들은 오히려 지역사회의 외면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9일 이들을 인터뷰해 일을 그만 둔지 1년 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이 소외 당하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라이베리아 사람들은 대부분 고인이 땅에 제대로 묻히지 못하면 현세로 돌아와 살아있는 사람들을 괴롭힌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충일에 전국민이 모여 고인의 무덤을 닦고 꾸미는 일이 연례 행사로 자리잡을 만큼 라이베리아인에게 시신은 죽어서도 돌봐야 할 유산 중 하나로 여긴다. 이런 전통 때문에 화장은 금기시된다.

에볼라 희생자 화장 작업에 참가했던 메튜 하먼은 가족을 포함한 주변에서 자신이 “음침하고 불결한 일을 했다”며 피하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그는 “어머니는 내가 시체를 불에 태우는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심한 말을 했다”며 다시 연락하지 말라는 가족들의 통보를 받은 후 가족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알아본 택시기사가 차에서 당장 내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딜 가나 환영 받지 못하게 된 이들은 아직도 화장터 주변에서 고립된 생활하고 있다.

라이베리아 정부도 시체를 화장하겠다는 결정이 국민들이 저항 할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에볼라를 근절하는 것이 시급했기 때문에 매주 250달러의 봉급을 받고 일 할 노동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화장터 주변에서는 매일 시위가 벌어졌고, 이들을 증오하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당사자들에게도 어려운 일이었다. 프레드릭 로버트는 “시신을 운반하는 운전사는 병에 옮을까 봐 내리지 않고 메가폰으로 우리에게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어릴 적 친구의 시신을 태워야 했던 셰르딕 코파는 아직까지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15개월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잠들기 전까지 술에 의지한다.

그들은 작년 12월, 작업을 중단해도 좋다는 정부의 지시를 받을 때까지 네 달 간 2,000구가 넘는 시신을 태웠다.

이들의 노력으로 2차 감염을 막았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 한 남성은 “우리는 에볼라 흔적을 지우는 일을 했는데, 주변사람들은 오히려 우리의 존재를 지우려 하고 있다”며 “처음엔 이 일이 끝나면 국가 장학금도 받고 사람들이 고마워 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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