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자동차를 그냥 car라고 하면 전부였는데 이제는 그 분류가 상당히 복잡해졌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관련 파생 언어가 생겼고 그 명칭만 들어도 혼란스럽게 되었다. Car, SUV, MPV, Van이 있는가 하면 일반 자동차 중에도 어느 바퀴를 굴려 가느냐에 따라 FF, FR 구분이 생겼다. 네 바퀴 굴림은 제조사마다 명칭이 제 각각이라 자동차 애호가가 아니면 분간하기도 어려워졌다. 문이 두 개인 경우 Coupe이라고 하는데 미국 발음으로는 ‘쿠-ㅂ’이라고 하고 프랑스 원어를 살려 ‘쿠페이’처럼 말하기도 한다. 문이 네 개인 Sedan과 문이 세 개 혹은 다섯 개인 hatch-back도 있다. 똑같은 형태인데도 회사마다 명칭이 다른 것은 순전히 마케팅 때문인데 사실은 buzz words에 불과하다.
가령 네 바퀴 굴림 차의 경우 All-Wheel Drive(AWD)가 보편적 명칭인데 이를 제조사별로 제각각 다르게 부른다. Mercerdes Benz사는 4륜 구동을 4matic으로 부르고 Volkswagen사는 4motion이라 부른다. BMW는 네 바퀴가 X자 기능을 강조하여 X-drive라고 하며 Audi는 4를 강조하여 Quattro라고 부른다. 각기 특징이 있겠지만 앞바퀴 굴림(Front-wheel-drive)이나 후륜 구동(Rear)이 아니고 ‘네 바퀴 굴림 자동차’라는 의미에서는 같은 언어다. 2WD냐 4WD냐의 구분은 편의상 쓰는 줄임말인데 제조사들이 자사 자동차를 차별화하고 홍보하기 위해 일부러 다양한 명칭을 동원한다. 따라서 4matic vs. Quattro vs. X-drive라고 썼다면 이는 4륜 구동차의 비교이고 ‘AWD cars compared’나 ‘All Wheel Drive explained’라고 말해도 의미가 같아진다. 4륜 구동을 모아 놓고 기계식 4륜이냐 전자식이냐 등 각기 어떻게 다른지 분석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이지만 ‘똑같은 네 바퀴 굴림’을 놓고 명칭을 다르게 부르는 것은 언어의 인플레이션에 불과하다.
이와 유사한 예는 SUV(Sports Utility Vehicle)차량의 경우에도 있다. 7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 모양과 기능이 확대되면서 소위 Multi-purpose Vehicle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줄여서 MPV(다목적 차량)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도 mini-MPV가 있고 좀더 큰 Large MPV가 있다. 마케팅이 발달하면서 자동차 용어가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는데 MPV와 크게 다른 것도 없는 차량에 SUV 명칭이 남용되고 있다. 비포장 도로용(off-road)도 아닌데 SUV가 쓰이기도 하는데 Mercedes의 G-wagen과 VW사의 Tourreg정도가 진정한 SUV라는 평이 있다. 그 뒤로 나온 Cross-over는 줄여서 CUV로도 불리는데 세단과 SUV 중간 형태인데 다목적임을 강조하는 Multi-Utility Vehicle(MUV) 라는 명칭을 쓴다. Toyota 자동차가 들고 나온 RAV(Recreational Active Vehicle)도 결국은 SUV나 MPV차량에 속할 뿐이다. 앞으로도 기술 발달을 알리는 파생 언어는 기술만큼이나 복잡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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