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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에 곶감도 과메기도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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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에 곶감도 과메기도 울어요

입력
2015.12.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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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 날씨로 곰팡이ㆍ병충해 기승… 농특산물 직격탄

상주곶감 35% 436억 원 피해… 포항 과메기ㆍ울릉도 오징어도 건조 차질

과채류ㆍ엽채류 등 원예작물 작황 부진… 12월부터 회복세

과메기 본고장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읍 해안가에서 12월 들어 화창한 날씨에 지난 11월 한 달간 궂은 날씨로 애태웠던 어민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과메기 본고장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읍 해안가에서 12월 들어 화창한 날씨에 지난 11월 한 달간 궂은 날씨로 애태웠던 어민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과메기 본고장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읍 해안가에서 12월 들어 화창한 날씨에 지난 11월 한 달간 궂은 날씨로 애태웠던 어민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과메기 본고장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읍 해안가에서 12월 들어 화창한 날씨에 지난 11월 한 달간 궂은 날씨로 애태웠던 어민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11월의 잦은 비로 곶감 과메기 오징어 등 지역 농특산물 건조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오이 등 시설과채류에 노균병 등 병해충이 번져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에선 인공건조 등의 방법으로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일부 생산량이 줄고 품질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메기 생산량 평년 3분의 2… 12월 들어 정상궤도 회복 다행

과메기와 시금치로 유명한 포항지역 농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 달 들어 다소 날씨가 좋아졌지만 11월 한 달간 계속된 비로 인한 피해회복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차고 맑은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어야 좋은 과메기는 12월 현재 생산량이 평년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잦은 비로 습도가 높고, 예년보다 따뜻한 기온 때문에 손질해 야외에 걸어둔 꽁치가 제대로 마르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일부 실내 건조장을 갖춘 곳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어민들은 11월 한 달을 개점 휴업상태로 보냈다. 구룡포 과메기조합 관계자는 “12월 들어 비가 그치고 일조량이 늘면서 상품(上品)이 많이 생산돼 그나마 다행”이라며 “일부 불량제품은 모두 폐기한 만큼 믿고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포항초로 유명한 시금치도 습한 날씨에 잘 나타나는 노균병이 크게 번지면서 뿌리가 썩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노균병은 한번 걸리면 날씨가 좋아지기 전에는 사실상 별다른 치료약이 없어 일부 농가는 수확을 거의 포기할 정도였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해안가 밭은 그나마 배수가 잘 되는 모래 토질이라 작황이 괜찮으나 그 외는 잎이 누렇게 변한 밭을 많이 볼 수 있다”며 “포항초는 영하의 날씨에 해풍을 맞으면서 겨울을 이겨내고자 당분을 머금고 있는데 올해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벼처럼 길이만 길고 맛은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기상청 대구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포항지역 일조량과 강수일수, 강수량은 100.3시간, 20일 133.3㎜로 지난해 11월 184.2시간 8일 49.5㎜에 비해 일조량이 크게 줄고 강수량이 급증했다.

상주 곶감 34% 436억 원 피해… 기대가 실망으로

상주 곶감도 직격탄을 맞았다. 10월 한 달간 일조량이 339.5시간으로 지난해 200.2시간보다 훨씬 많아 곶감 원료인 감 작황이 어느 해 보다 좋아 곶감 생산 농가들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곶감을 깎기 시작한 11월에는 상황이 180도 변했다. 일조량은 82시간에 불과했다. 지난해(168.3시간)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9일 64.5㎜에 불과했던 강수량은 15일 120.6㎜로 두 배로 늘었다.

껍질을 깎아 걸어 둔 곶감 표면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고, 채 마르기 전에 물러 꼭지가 빠지면서 땅에 떨어지는 것이 비일비재했다. 일부 농민들은 건조기를 갖춘 이웃집을 찾아 다니며 한 개라도 건지기 위해 몸부림쳤다. 상주시에 따르면 올해 3,800여 농가가 1만400톤의 곶감을 생산할 계획이지만 지난달 34%가 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곰팡이 피해가 1,736톤, 낙과 피해가 1,803톤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피해금액은 436억 원에 달했다.

상주시는 산림청과 경북도에 곶감 건조장 현대화, 저온저장고 확대, 농작물재해보험가입 지원 등을 건의했다.

해풍 건조 일미 울릉도 오징어, 기계건조 많아 아쉬움

울릉도는 11월부터 건조오징어 출하가 본격화되지만 궂은 날씨로 해풍보다 기계에 의존한 작업이 더 많았다. 올 11월 울릉지역 강수량은 지난해 11월 94.9㎜의 5배 가까운 429.4㎜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울릉 어민 김모(51)씨는 “해풍에는 하루면 마르는데 2-3일 걸리니 납품 시기 맞추는 데도 어려움이 많고 기계 건조는 아무래도 자연 건조보다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징어 어획량도 예년만 못한데 날씨도 나빠 어민들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오이 상추 등 과채류도 일부 지역에서 습한 날씨로 병해충에 크게 발생, 줄기가 마르고 열매가 물러터지는 바람에 장바구니물가를 올렸다가 이달 들어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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