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가 특정인의 입사를 위해 조직적인 채용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면접점수 뻥튀기는 예사였고, 채용인원을 당초보다 두 배로 늘리는 일까지 벌어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신입ㆍ경력 직원 채용과정에서 면접점수를 조작해 불합격이었던 지원자 2명을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 등)로 광물자원공사 처장 박모(56)씨와 본부장 공모(57)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2년 12월 금융전문가 분야 경력직원 1명을 뽑는 과정에서 부하 직원과 짜고 이씨의 면접평가 점수를 부풀린 혐의다. 내부 면접위원이었던 박씨는 이씨가 지원자 13명 중 3위에 그치자, 자신과 다른 면접위원이 각각 매긴 87점과 90점을 모두 95점으로 올린 새 점수표를 작성했다. 그런데도 이씨가 공동 2위에 머무르자 이번엔 외부 면접위원의 평가점수까지 조작(50점→75점)했고, 이씨는 결국 합격하게 됐다.
같은 해 자원개발부분 신입직원 3명 채용 과정에 개입한 공씨의 경우는 더 가관이었다. 그는 유모씨가 지원자 15명 중 9위로 떨어지자 부하직원에게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인 것 같으니 꼭 뽑았으면 좋겠다”며 면접위원 3명이 준 점수를 모두 만점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유씨는 6위까지만 순위가 올라 여전히 합격권에는 미달했다. 공씨는 아예 채용인원을 3명에서 6명으로 늘려 끝내 유씨를 합격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등의 채용 배경에 금품거래나 유력인사의 입김 등이 작용했는지도 수사했으나, 특별히 확인된 사실은 없었다”고 전했다. 박씨 등은 검찰 조사에서 “가장 우수해 보였던 지원자를 합격시키려 했던 것”이라는 변명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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