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브아솔)의 5년 만의 컴백은 화려했다. 브아솔이 8일 낸 4집 ‘솔 쿡(Soul Cooke)’타이틀곡인 ‘밤의 멜로디’는 공개하자마자 멜론·벅스 등 주요 온라인 음원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다.‘밤의 멜로디’는 부드럽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필리솔(Philly Soul) 장르의 발라드 노래다.‘홈’을 비롯해 ‘사랑의 말’‘너를’ 등 다른 신곡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나얼, 영준, 성훈, 정엽 등 네 남자의 웅숭깊은 하모니에 대한 음악팬들의 환호다. 2010년 3집‘브라운아이드소울’을 낸 브아솔은 모덜솔 및 R&B 등 1970~2000년대까지 유행했던 흑인 음악으로 재료로‘17첩 반상’을 차렸다. 총 17곡이 실린 앨범 제목‘솔 쿡’에서‘쿡(Cook)’을‘Cooke’이라 쓴 이유도‘솔 레전드’라 불리는 샘 쿡(Sam Cooke)의 성 속 알파벳‘e’를 활용할 정도로, 멤버들의 솔 음악에 대한 애착은 컸다. 브아솔을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Mpot홀에서 만났다. 정엽은 “애초 기자간담회가 예정에 없었는데 나얼이 (기자간담회를)하자고 해 하게 됐다”며 웃었다. 나얼은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가수로 유명하다. 이번 앨범도 브아솔은 방송 활동을 하지 않는다.
-나얼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고 하는데, 이번 4집이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얼=“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흑인 음악 스타일을 요리하듯 새 앨범에 채웠다. 이런 음악들이 존재했었다는 걸 음악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의 음악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걸 들려주고 싶었고.”
영준=“3집 때부터는 온전히 우리가 만들어왔다. 갈수록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어 즐겁기도 하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하다. 3집 전에는 전 소속사와의 문제로 외부에서 곡을 받기도 했는데 이렇게 우리가 채운 결과물을 만들고 보여드리는 과정이 즐겁다.”
-‘밤의 멜로디’와 ‘홈’이 더블 타이틀곡이다. 곡 소개를 해달라.
영준=“1970년대 유행했던 필리솔이란 장르를 무척 좋아해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해보고 싶어‘밤의 멜로디’를 만들었다. 한국적인 느낌이 나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던 곡인데, 솔 음악에 한글로 가사를 붙이려니 쉽지 않더라.”
나얼=“‘홈’은 팝 적인 느낌이 강한 곡이다. 이번엔 사랑 얘기보다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정을 주제로 한 번 곡을 써보고 싶었다. 따듯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
-‘밤의 멜로디’가 음원차트를 ‘올킬’했다.
정엽=“솔직히 음원 오픈 되기 전 단체대화방에서 서로 긴장된다고 했다. 워낙 음원 시장이 빠르게 돌아가 과연 우리 음악이 순위에 들 수 있을까 걱정 많이 했는데 반응이 좋아 기쁘다.”
-12년 된 브아솔의 장점은 무엇일까.
정엽=“솔로곡을 들어 얘기하자면 ‘낫씽 베터’같은 가성과 감성 표현에 자신 있다.”
나얼=“이번 앨범 타이틀 제목으로‘쿡’을 활용했는데, 열을 가해서 요리한다는 뜻이 있잖나. 다른 것은 모르겠고 열정이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재료가 아닌가 싶다.”
영준=“넷이서 10년 넘게 머리를 맞대고 하다 보니 호흡이 잘 맞는다. 넷이서 할 수 있는 결과물이 무기다.”
성훈: “함께한 지 12년이 된 만큼 친목이 무기다. 개인적으로 내 목소리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MSG(화학조미료) 같다고 하시더라. 그런 점이 장점이 아닐까.
-한국적인 솔 음악을 고집해왔는데 한국적 솔에 대한 생각은.
나얼=“미국 음악이지만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느냐, 열정이 얼마큼 있느냐의 문제 같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정체성이 담기는 게 한국적인 솔 음악이라 생각한다.”
정엽=“우리가 듣고 자란 음악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인종보다는 ‘응답하라 그 시절’의 향수를 재생산하는 거라 생각한다.”
-음원 시대에 꽉 채운 앨범을 냈다. 4집을 음반으로 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
정엽= “앨범 안에 담고 싶은 서사가 있다. CD를 들으면 전체적인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마치 퍼즐을 맞춰 가듯 말이다. 어린 청취자들을 보면 CD가 뭔지 모르는 분들도 있다더라. 앨범이 주는 가치를 지켜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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