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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새 책] '우리는 사랑이 아니면 여행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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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새 책] '우리는 사랑이 아니면 여행이겠지'

입력
2015.12.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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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여행작가이자 시인인 최갑수의 감성 여행에세이 '우리는 사랑이 아니면 여행이겠지'(예담)가 출간됐다. 하루하루가 참 퍽퍽하다 느껴진다면 꼭 기억한다. 감미롭게 속삭이듯 뱉어내는 글과 위로하듯 보듬는 따스한 사진들이 다급하고 상처받은 도시인을 은근하게 다독거려 준다. 이런 마력에 애태우는 독자들 참 많다.

이번 책에서는 하나 더 보탰다. 삶과 사랑과 여행에 관한 문장들을 적었다. 낯설고 또 익숙한 세상으로 여행을 꿈꾸며, 읽고 들었던 책과 음악 중에서 그의 심장에 꾹꾹 각인된 문장들이다. 사람들과 함께 음미하고 싶은 마음에 차곡차곡 정성스레 정리해 실었다.

예를 들면, "바다 저편에 낙원이 있다는 그의 확신은, 가령 그것이 환상이라고 해도 이 젊은이의 삶에 조그마한 위안이 될 것이다."(후지와라 신야 '후지와라 신야, 여행의 순간들' 중에서),"자네는 괜찮을 거야. 식사를 하고 나서 이를 닦는 것만 잊지 마. 그러면 자네한테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폴 오스터, '우연의 음악' 중에서) 같은…. 현란한 수사로 장식하지 않았지만, 은근한 여운으로 삶을 반추하게 만드는, '인간의 내면을 깨는 도끼 같은 문장'(카프카)이 여기 있다. 일상을 진솔하게 담아낸 사진과 시인의 감수성으로 써 내려간 에세이는 일상의 문장에 강력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그래서 하나하나 곱씹다 보면 지난 시간은 다가올 시간을 버티게 만들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 이런 여운 안고 돌아오며 보잘것없던 일상에 애착이 가고, 전보다 훨씬 더 살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삶은 사랑으로 충만한 여행이다.

사랑을 시작하거나 혹은 잊기 위해, 생을 끌어안고 견디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책 뒤적거려 본다. 떠날 수 있다면 좋은 거고, 떠나지 못하더라도 아쉬움이 크지 않다.

책 속에 담긴 사진을 모아 전시회도 연다. 20일까지 서울 지하철 6호선 합정역 인근 '빨간책방 카페'에서. 가서 보면 사진 더 예쁘고 여운 더 오래 남는다. 예쁜 사진으로 만든 책도 참 예쁘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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