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읽어주는 남자] 펀드 평가등급 활용법
얼마 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시장개혁 추진 등을 이유로 한국의 신용등급을 ‘긍정적’(Aa3)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부적격’(Ba1)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2001년부터 회복되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은 한 나라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으며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 피치같은 국제 신용평가 기관에서 등급을 매기고 있다.
마찬가지로 펀드의 경우에는 투자자가 확인할 수 있는 펀드 평가등급이라는 대표적 투자지표가 있다. 평가등급은 펀드평가사를 통해 매겨지고 있으며 국내의 대표적인 평가사로는 KG제로인, 모닝스타, 에프앤가이드, 한국펀드평가 등이 있다.
펀드평가사는 여러 가지 펀드의 객관적인 정보를 분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펀드를 평가해 매월 펀드 평가등급을 부여한다. 각 평가사별로 펀드 평가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성과와 투자위험 등을 기준으로 5단계로 구분한 뒤, 펀드를 평가한다. 보통 1,2단계가 양호한 등급에 해당되며 이 등급의 펀드들은 성과와 위험 측면에서 투자하기에 적합한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펀드평가사별 평가등급을 매기는 특성을 살펴보면 ‘펀드닥터’라는 펀드포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KG제로인의 경우, 기간별 성과와 위험을 고려한 성과등급과 비용효율성, 원금보존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리서치등급을 병행하여 평가등급을 산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펀드분석회사라고 할 수 있는 ‘모닝스타’는 3년 이상의 장기성과와 위험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평가등급을 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에프앤가이드’는 펀드평가 시 마켓타이밍이나 초과수익률 같은 보조지표를 활용하며 ‘한국펀드평가’는 펀드성과 외에도 운용사성과, 성과지속성을 가중평균하여 평가등급을 산정하고 있다.
펀드 평가등급은 펀드평가사가 펀드성과나 규모, 위험지표, 운용능력 등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분석하여 평가등급을 산출하기 때문에 펀드에 대해 일관된 정보를 제공하는 참고지표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펀드 평가등급도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하여 매겨지기 때문에 평가등급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미래의 투자성과를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펀드 평가등급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평가등급은 비슷한 펀드 유형 내에서 펀드를 선택할 때 활용하는 것이 용이하다. 평가등급이 펀드평가사의 기준에 따라 선정된 평가그룹 내에서 성과와 위험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대적인 순위를 부여해 만든 등급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 중소형주식 펀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 펀드평가등급을 활용하면 중소형주 펀드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펀드를 고르는 변별력을 높일 수 있다.
둘째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펀드 포트폴리오 자산배분이 선행되어야 한다. 펀드 평가등급이 우수한 펀드만 골라서 투자를 했다고 하더라도 포트폴리오가 중국주식펀드 같은 특정유형에 집중된다면 시장상황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고 기본적 투자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자산배분을 1차적으로 진행하고 배분된 유형 내에서 펀드선택의 지표로 펀드 평가등급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펀드평가등급은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펀드 선택의 폭을 좁힐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단기성과와 같은 단편적 기준을 가지고 펀드를 고르기보다 펀드 평가등급과 같은 다양한 기준으로 펀드를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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