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use me!’는 이미 global expression이 되었다. 어딜 가나 ‘Excuse me’는 ‘실례합니다’ ‘아이쿠 죄송합니다’ ‘말씀 중 죄송합니다만’ 같은 상황에 두루 쓰인다. 이 말은 미국 전역에서 공손함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반면 영국을 비롯한 다른 문화에서는 ‘Please, excuse me’처럼 말해야 공손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미국에선 ‘Excuse me’ 앞뒤에 please를 붙이는 것은 이상하게 들린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가장 정중한 표현은 ‘Pardon me’이다. ‘Pardon me, please’처럼 Pardon 어구 뒤에 Please가 붙으면 가장 공손한 표현이 된다. ‘Excuse me’에는 붙지 않는 please가 ‘Pardon me’에 어울리는 이유는 공손함의 등급 차이 때문인 셈이다.
‘Excuse me’는 단순하게 해석하면 ‘I ask that you excuse my behavior’의 뜻이지만 쓰이는 상황 별로 분석을 하면 여러 가지 의미로 풀이된다. ‘제가 지나가는데 당신이 내 길을 막고 있거든요’(You’re in my way, please move) ‘좀 비키세요’(You get out of my way)처럼 남에게 비켜 달라는 의미가 있는가 하면 ‘I’m sorry I got in your way’의 뜻으로 ‘Excuse me’라고 자발적으로 말하는 경우도 있다.
억양에 따라서도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일상 대화에서는 ‘exCUse me’처럼 대문자 부분의 둘 째 음절을 강하고 길게 발성해야 공손한 말투가 된다. ‘Excuse ME~’처럼 me에 힘 주어 발성을 하면 ‘실례 좀 합시다’처럼 당차고 거만하고 시비조로 들릴 수도 있다. 사람들이 많아서 길을 뚫고 나가기 힘들 때에는 ‘당신들 좀 비켜 주세요’(Hey, you guys, I need you to stop ignoring me)의 뜻으로 ‘Excuse ME~’처럼 말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tone이 중요하고 후반부에 힘을 주어 올려야 효과가 있다.
시간을 물을 때 ‘What time is it?’라고 직설적으로 묻는다면 기분 나쁘게 들린다. 때문에 ‘Excuse me, do you know what time it is?’라고 하는 것이 더 좋고 ‘Can I ask what time it is now?’라고 말해도 정중하고 좋다. 그런데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어깨나 몸을 부딪혀도 말없이 지나치는 한국인이 ‘무매너 몰상식’하다는 것. 외국인과 몸을 부딪히면 자동으로 ‘exCUse me’라고 말해야 하는데 이 한 마디가 없어서 동방예의지국이 ‘무매너’ 시민으로 인식되는 것은 속상한 일이다. 적어도 ‘Excuse me’ 표현은 애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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