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커리(27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미국프로농구(NBA) 역대 최고 슈터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5~16시즌 커리는 슈터로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다. 그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브루클린 네츠와 원정경기에서도 28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114-98 승리를 이끌었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시즌을 포함해 정규리그 26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에는 개막 후 22연승을 달리고 있다.
커리는 이번 시즌 22경기에 나서 평균 32.4득점(리그 1위)을 올렸으며 야투성공률(53.2%)과 3점슛성공률(47.2%), 자유투성공률(91.2%)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슛성공률에서 이상적인 슈터의 조건인 180클럽(야투성공률 50%-3점슛성공률 40%-자유투성공률 90%)을 이미 넘어섰다.
NBA 사상 20득점 이상 180클럽 달성자는 래리 버드(2회)와 케빈 듀란트(2회), 덕 노비츠키(1회) 3명뿐이다. 180클럽을 기록한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득점을 올린 이는 버드다. 그는 1987~88시즌 평균 29.9득점을 올리며 180클럽(야투성공률 52.7%-3점슛성공률 41.4%-자유투성공률 91.6%)에 가입했다. 커리가 현재의 평균 득점과 슛성공률을 끝까지 유지한다면 그는 슈터로서 전인미답의 경지에 오른다.
1987~88시즌 버드는 39분을 뛰었지만 올 시즌 커리는 경기당 34.3분만 코트에 있었다. 커리의 평균 출전시간이 버드처럼 39분에 이르렀다면 커리는 경기당 약 37득점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커리는 실제 슈팅 효율성을 나타내는 2차 스탯 TS%(True Shooting Percentage)에서도 경이적인 모습이다. 그는 TS%가 약 70에 이른다. 경기당 20개 이상의 슛을 시도한 선수 가운데 이 부문 수치가 70에 달한 선수는 여태까지 없었다. 케빈 듀란트는 지난해 63.5로 이 부문 역대 1위의 기록을 세웠다. 1987년 버드(61.2)나 1989년 마이클 조던(61.4)도 해내지 못한 진기록이다.
커리는 현대 농구 사상 가장 효율적인 스코어러(주득점원)에도 도전한다. NBA에서 3점슛이 도입된 1979년 이후 경기당 30득점 이상을 해낸 총 33명 가운데 커리는 가장 적은 출전시간과 슈팅수를 기록 중이다.
조던은 1986~87시즌 최근 30년간 가장 높은 시즌 평균 득점인 37.1득점을 올렸다. 당시 조던은 경기당 40분을 뛰고 슈팅은 27.8개를 시도했다. 평균 34.3분을 뛰고 20.2개의 슈팅을 던지는 커리보다 효율적이었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커리의 기록 행진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시즌 중후반기로 접어들면 체력이 바닥날 수 있다. 체력 안배를 위해 그의 출전시간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골든스테이트가 지금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조기에 서부컨퍼런스 1위를 확정하게 된다. 그럴 경우 커리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커리가 역사에 남을 만한 슈팅과 득점 기록을 세울지 지켜보는 것도 NBA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