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흑색종을 앓던 제39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가 6일 “최근 받아 본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 결과, 암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다” 며 완치 가능성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6일 카터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의 한 침례교회에서 이같이 전했다고 보도하며 수술 4개월 만에 성과를 낸 암 치료법에 주목했다.
피부암의 한 종류인 ‘전이성 흑색종’은 멜라닌 형성 세포로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사망 위험률이 높은 질병 중 하나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간에 있는 암 제거 수술 중, 뇌에서 2mm 크기의 암세포 4개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직접 발표했다.
수술 후 지난 4개월 동안 일반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방사선을 뇌 전체가 아닌 암세포가 자리 잡은 4곳에만 정확히 쏘는 치료법을 병행했다. 방사선 치료를 특정 부위에만 받게 되면 인지능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었지만, 다행히 차도를 보였다.
방사선 치료뿐 아니라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청 (FDA)에서 승인 받은 흑색종 치료 신약인 ‘키트루다(Keytruda)’도 효과가 있었다. 방사선 치료가 암세포를 제거했다면, 키트루다는 약해진 면역체계를 다시 활성화하는 역할을 수행해 다른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못하도록 방지했다. 키트루다는 악성 흑색종 세포가 면역 체계의 기능을 마비시키지 못하도록 제지해 면역체계가 미세 암 세포와도 싸울 수 있도록 도왔다. 카터 전 대통령은 면역체계 강화를 위해 당분간 지속적으로 키트루다를 투여 받아야 한다.
카터 전 대통령을 치료해 온 에모리 대학병원 의료진은 “실제로 키트루다처럼 면역체계의 재활을 돕는 의약품은 꾸준히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며 “카터 전 대통령의 경우 9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신체를 유지했기 때문에 기적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암 전문가 데일 셰퍼드 박사는 “아직 완치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를 수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노령의 암 환자에게도 적극적으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만 빼면 새로 개발된 의약품은 더 이상 기존 치료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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