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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지하철역 흉기 난동도 ‘자생적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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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지하철역 흉기 난동도 ‘자생적 테러’

입력
2015.12.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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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런던 경찰이 전날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레이턴스톤 역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6일 런던 경찰이 전날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레이턴스톤 역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영국 런던 지하철 레이턴스톤 역에서 5일 오후(현지시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이 조직과 무관한 이른바 ‘외로운 늑대’라 불리는 테러리스트에 의한 ‘자생적 테러’로 좁혀짐에 따라 영국 사회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테러 현장에서 범인을 향해 “당신은 무슬림이 아니다”라는 용기있는 외침이 들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신은 무슬림이 아니다(YouAintNoMuslimBruv)’라는 문구가 빠르게 확산됐다. 테러위협에 직면한 런던 시민들을 응원하고 관련 테러를 비판하는 것으로 6일까지 9만여 개의 관련 트윗이 온라인에 올라왔다고 SNS 분석업체 톱시가 밝혔다.

7일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중인 런던 경찰청 대테러사령부(CTC)는 레이턴스톤 역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한 29세 남성 무하이딘 마이어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하고 런던 동부에 위치한 자택을 수색했다. 경찰은 마이어의 사진은 물론 이름을 제외한 개인적인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았으나 목격자 진술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억양의 영어를 사용했다.

경찰은 마이어가 IS 등 극단주의 집단과 연계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지만 7일 현재까지 어떤 단체도 관련 지을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가디언은 “경찰이 확보한 마이어의 컴퓨터 하드웨어와 휴대폰 통화내역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테러조직과의 연계 여부가 확인될 것”이라며 “다만 경찰은 용의자 심문을 통해 이번 공격을 사주한 집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테러 전문가인 라파엘로 판투치는 AFP통신에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테러를 저지르고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는 단체가 없다는 점으로 미뤄 봤을 때 마이어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생적 테러는 최근 미국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에서 확인되듯 범인의 정체, 테러 동기, 동원 무기의 출처 등이 쉽게 드러나지 않아 수사가 미궁에 빠지기 쉽다. 가디언은 “영국의 정보기관 MI5는 약 2,000명을 테러공격 요주의 인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만 마이어는 해당 데이터베이스에 속해있지 않다”라며 역시 마이어가 자생적 테러리스트라는 데 무게를 뒀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범죄학을 가르치는 폴 길 박사는 “자신의 신념을 외치고 주변 사람을 찔렀던 마이어의 경우처럼 비교적 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범행을 저지르는 게 자생적 테러의 특징이다”라며 독단적인 테러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5일 흉기 난동 현장을 지켜본 목격자들의 생생한 진술이 이어지면서 런던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가디언과 BBC 등은 “마이어가 날 길이 9cm 가량의 아웃도어용 칼을 쥐고 나타나 기타를 맨 중년 남성을 주먹과 발로 때려눕힌 후 톱질을 하듯 목을 자르려 했다”라며 중상을 입은 부상자의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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