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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딸, 이젠 딸이 직접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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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딸, 이젠 딸이 직접 만든다

입력
2015.12.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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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경 대표가 새로운 아딸 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딸과 사람들 제공

'아버지 튀김, 딸 떡볶이' 아딸.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여대생들이 줄을 설 만큼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잘 버무려진 부녀의 사랑과 정성 덕분이었을 것이다. 아딸의 상표에는 이러한 마음을 지켜나가겠다는 의미로 아빠와 딸의 다정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딸 브랜드를 관리하던 오투스페이스의 이경수 전 대표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2개 기업에 특혜를 주는 대신 27억원 가량을 배임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아딸은 더 이상 부녀의 정성이 담긴 브랜드가 아니었다.

상표에 그려진 딸, 이현경씨는 마음이 아팠다. 단지 창업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업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책임감만은 아니었다. 자신을 길러주고 성공하게 해주었던 아버지가, 아버지의 튀김의 명예가 바닥에 떨어진 것이 정말 괴로웠다. 아버지와 자신을 믿고 흔쾌히 가맹을 맺은 가맹점주들에게도 미안했다.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 딸이 다시 시작하는 '아딸과 사람들'

이씨는 아딸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바로 '아딸과 사람들'이다. 이씨는 아딸과 사람들의 대표로 취임하고 새로운 아딸을 만드는 데 착수했다. 이 모든 것은 법적 상표권이 이 대표에게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와의 소중했던 공간인 아딸을 다시 만들기 위해 몇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먼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떡볶이와 튀김을 만든다는 것이다. 아딸의 전신은 이 대표의 아버지 故이영석씨가 1972년부터 운영한 '문산튀김'이다. 故이씨는 고객들에게 맛있는 튀김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좋은 재료와 정성을 듬뿍 담은 제품을 판매했다. 10여년 전 전국에 아딸 열풍을 몰고왔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이 정신을 따라 43년 전통의 맛을 되살려보자는 의미다.

이 대표는 아딸 점주들의 성공도 중요한 목표로 꼽았다. 이 대표는 아딸이 이름을 떨쳤던 가장 큰 이유로 점주들이 아딸을 믿고 따라준 것을 꼽았다. 그만큼 아딸의 재도약에는 점주들의 성공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이대표는 점주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제공하고 점주들의 안정까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정도경영을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아딸의 성공 비결이 바로 정직이었다. 이대표는 아버지, 자신, 가맹점주를 걸고 부끄럽지 않은 아딸을 만들기 위해 항상 올바른 경영을 펼치겠다고 맹세했다.

▲ 이현경 대표 집무실. 아딸과 사람들 제공

◆ 간식은 레드에서, 식사는 블랙에서, 모두 아딸에서 만나요

그동안 아딸은 떡볶이와 튀김, 오뎅을 먹을 수 있는 가벼운 분식집이었다. 이미 국민들이 다 아는 맛있는 분식이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떡볶이·튀김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이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딸의 음식을 맛보이고 싶었다. 새로운 아딸은 누구나 찾을 수 있는 편하고 맛있는 음식점이 되기를 원했다. 다행히 이 대표는 2011년 '요리가 된 떡볶이'라는 책을 낼 만큼 새로운 메뉴를 많이 개발해놓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아딸의 레드와 블랙, 이원화된 점포다. 이 대표는 더 좋은 아딸을 만들고 싶었지만 옛것을 버릴 수는 없었다. 아딸을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점주들을 위해서다. 이에 이 대표는 기존의 점포 형태에 메뉴를 추가한 '아딸 레드'와 더 편하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딸 블랙'의 기획을 선보였다.

아딸 레드는 종전과 같이 10평 규모의 점포에서 떡볶이, 튀김 등 분식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이 점포는 종전에 판매하던 딸 떡볶이, 아빠 튀김 등에 이 대표가 개발한 치즈 떡볶이, 꿔바로우 탕수육 등의 신 메뉴가 추가됐다.

아딸 블랙은 친구, 가족, 연인들이 정식으로 아딸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기획된 점포다. '요리가 된 떡볶이'라는 컨셉트로 이 대표가 오랫동안 개발해온 떡볶이 요리를 주 메뉴로 한다. 그밖에도 순대볶음, 치킨피자, 깍두기 볶음밥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정식으로 론칭할 예정이다.

▲ 이현경 대표는 떡볶이 요리 메뉴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사진은 메뉴 개발에 열중하는 이현경 대표. 아딸과 사람들 제공

◆ 더 좋아진 아딸, 더 편해진 점주

이 대표는 새로워진 아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음식의 질을 꼽는다. 새로운 아딸을 준비하면서 메뉴 뿐 아니라 더 좋은 재료, 더 좋은 유통 업체를 엄선했다.

음식을 완제품 형태로 공급해 점주가 더 편하게 점포를 운영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인상깊다. 새로운 아딸의 점주는 떡볶이 양념을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 HACCP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아딸의 양념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완성품 튀김도 공급할 예정이다. 덕분에 점주들은 조만간 고객들에게 더 위생적이고 맛있으면서 쉽게 조리할 수 있는 튀김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유지했다. 변화에 따른 점주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종전보다 훨씬 좋은 재료를 사용하지만 본사 마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혜택에도 종전 점주들의 부담은 거의 없도록 가맹 절차를 간소화했다.

먼저 추가 가맹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최근 이 대표는 종전의 점주들에게 아딸의 브랜드 사용권리가 아딸과 사람들에 있다는 의미를 담은 특허등록증을 포함한 안내문을 보냈다. 이에 따르면 종전의 점주들과 2년 내에 계약을 해지한 점주들은 가맹비를 내지 않아도 아딸을 운영할 수 있다.

인테리어나 비품 비용도 추가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추가 비용이 부담되는 점주는 종전과 같이 운영하면서 식재료 주문만 새로운 업체를 통해 받으면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점주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점주의 뜻을 존중해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오투스페이스는 아딸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회사이지만 이경수 전 대표가 점주들을 속이면서까지 회삿돈을 배임하는 짓을 저질러 아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아딸과 사람들과 아딸을 이끌어온 가맹점들과 함께 아버지의 뜻을 다시 세우고 식품산업 발전에도 앞장서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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