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인 78만명 거리로
中도 온실가스 감축 결단 움직임
선진국이 청정 에너지 시대 앞장서야”
프랑스 파리에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개막한 지난달 30일, 전 세계 175개국에서는 78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기후변화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기후변화 관련 행진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끈 국제시민단체 ‘아바즈’의 엠마 루비 작스 대표는 6일 본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각국 정상들의 변명은 이제 통하지 않게 됐다”며 11일 폐막하는 파리총회에서 지도자들이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파리 총회에서 아바즈와 시민들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아바즈에게 지난달 30일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우리는 전 세계 78만5,000명의 시민들이 각국의 거리를 메우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실질적 행동을 해 달라’고 한 목소리를 내는 순간을 목격했다. 예멘 사나에서는 행진 초반 폭발물이 터지는 일이 발생했지만 시민들이 행진을 이어갔고, 한국에선 수녀들이 나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360만명이 ‘100% 청정 에너지’를 위한 청원에 서명했다. 지금도 파리 총회 현장에서는 아바즈 직원 15명이 분주히 활동 중이다.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협상 당사자들이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파리총회 이전에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이어왔나.
=2007년 설립 이후 각종 기후변화 대응 관련 활동을 해 온 아바즈는 최근 파리총회에 앞서 이에 참여하는 독일, 프랑스 등 대표국 정상들에게 이산화탄소 절감을 위한 명확한 대책 마련에 나서달라며 여러 차례 청원했다. 이는 올 6월 독일서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 직후 발표된 ‘2100년 탈(脫)화석연료’ 선언으로 이어졌다. 또 파리 회의 합의문 초안 작성을 위해 10월 독일서 열린 회의에서도 이산화탄소 절감에 대한 장기적 목표를 담아내도록 협상가들과 긴밀히 협력했다.
-이번 파리 총회가 지난 기후변화 회의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수년간 정치인들은 “시민들이 기후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우리가 행동할 것”이라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파리총회서는 이러한 변명이 나오지 못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줬다. 총회에 참가한 관계자들도 지난 21년간의 기후변화 협상 가운데 이 같은 경험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파리총회가 지난 회의들과 달리 화석 연료 시대를 접고 청정 에너지의 새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믿는 이유다. 과거 경직된 태도를 보여왔던 국가들도 이번엔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 공기오염 등 심각한 환경 변화를 겪는 중국이 이번엔 결단을 내리려 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 기후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파리총회에 바라는 점은 크게 3가지이다. 우선 총회에 참가한 정상들이 청정 에너지 시대를 열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공헌해주길 바란다. 또 선진국들이 솔선수범해서 연간 기후 재원인 1,000억 달러를 2020년까지 기부해 다른 국가들도 점차 따라올 수 있도록 장려해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파리총회가 끝난 후 기후변화 협상이 속도를 잃지 않도록 활발한 대응 메커니즘이 구축돼야 할 것이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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