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여건 등 좋아 전입 희망자 급증
우수 인력 빼앗긴 교육청들은 한숨만
세종시가 인근 지자체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 교원들의 세종행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6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2012년 7월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세종시로 옮긴 대전과 충남ㆍ북 교원은 모두 193명에 이른다. 2012년 83명에서 2013년 38명으로 감소했다 2014년 74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1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41명, 대전 20명 등이다.
대전과 충남ㆍ북 교원들이 세종으로 대거 이동하는 것은 좋은 정주여건과 향후 승진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세종은 대전 등 대도시와 가깝고, 명품도시라는 목표에 맞게 좋은 생활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교원이 포화상태인 대전, 충남ㆍ북과 달리 학교 신설 수요가 많다 보니 관리직 자리가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어느 정도 경력을 갖춘 교원이라면 교감, 교장 승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대전에서 세종시로 전출을 희망하는 교원 현황을 보면 이런 현상을 확인해 준다. 대전지역 초ㆍ중등 교원의 타 시ㆍ 도 전출 희망현황(내년 3월 1일자 기준)을 보면 1순위는 서울이 85명으로 가장 많고 세종이 55명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는 21명이었다.
지난해까지 서울 다음은 경기였지만 올해 세종이 추월한 것이다. 세종 교원 전출 신청자는 2013년 6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28명, 내년에는 55명으로 급증했다.
대전과 충남ㆍ북교육청은 능력과 경력을 갖춘 교원을 세종으로 보내면서 한숨을 쉴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교원이 옮긴 충남의 경우 세종교육청에서 교원 전출 희망자 현황 요청을 해도 일선 학교 안내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충남지역 교사 A씨는 “세종에선 먼 곳으로 오갈 필요도 없고, 여러 가지 혜택도 기대돼 가고 싶어하는 교사가 많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일정 수준의 경력을 갖춘 교원을 확대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체 교원의 40% 가까이가 신규 또는 5년 이하의 경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는 등 경력 교원 충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접 대전시와 충남ㆍ북 교원의 세종시 러시는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경력 교원 전입이 간절한데 인접 시ㆍ도에선 이를 꺼리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세종 교육이 빨리 안착될 수 있도록 경력 교원 확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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