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에서는 이렇게 많은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클래식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지난 7월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챌린지(2부)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주민규(25ㆍ서울 이랜드)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프로축구 챌린지의 수원FC가 지난 5일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2-0으로 꺾고 2연승으로 내년 시즌 클래식 승격을 확정했다. 수원FC 같은 챌린지나 내셔널리그(3부) 팀 선수들에게 클래식은 꿈의 무대다. 클래식에 진출하면 선수뿐 아니라 구단도 웃음꽃을 피우게 된다. 인기뿐 아니라 수익도 배가되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정규시즌이 종료되면 K리그 타이틀 후원사와 공식 후원사의 광고사용료(A보드 등)를 각 구단에 나눠준다. 1, 2부리그는 이 액수에서부터 큰 차이가 난다. 클래식이 챌린지보다 3배 정도 많다. 지난해에는 광고사용료 지급금 총 50억 원을 클래식 구단이 평균 3억1,250만 원, 챌린지 구단이 평균 1억2,500만 원씩 나눠 가졌다. 올해부터는 이 돈을 클래식과 챌린지에 3대1로 배분하기로 했다.
클래식 구단들은 관중 수입에서도 챌린지 구단들에 비해 이익을 본다. 클래식의 올해 경기당 관중수는 7,720명으로 집계됐다. 챌린지의 1,606명보다 4.8배나 많다.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료관중 비율도 클래식이 71.5%로 챌린지의 44.7%를 압도했다.
게다가 챌린지 구단들은 미디어 노출 빈도에서 클래식 구단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미디어 노출 빈도가 떨어지면 구단의 마케팅이나 스폰서 유치 활동에도 제약을 받게 된다. 특히 시민구단의 경우 홍보가 덜 이뤄지거나 인기가 낮으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도 적을 수밖에 없다. 수익을 낼 구조가 마땅치 않은 대부분의 챌린지 구단들이 클래식 승격에 매달리는 이유다.
해외리그에 비해서도 국내 2, 3부 리그의 현실은 열악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2부인 잉글랜드 챔피언십의 경기당 관중석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약 70%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프로축구의 사정은 크게 대조적이다. 특히 챌린지 경기의 관중석은 텅텅 비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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