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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사에 뒷돈 받고 갑질까지... 오너 일가 낀 ‘우유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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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사에 뒷돈 받고 갑질까지... 오너 일가 낀 ‘우유비리’

입력
2015.12.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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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 2위 우유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임직원들이 납품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년간 금품을 챙겨오다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적발된 임직원 중에는 최고경영자(CEO)와 오너 일가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재빈)는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거나 중간에서 이득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횡령 등)로 서울우유 이동영(63) 전 상임이사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매일유업 김정석(56) 전 부회장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에게 4억1,000만원을 건넨 국내 최대 우유용기 제조업체 H사의 최모(62) 대표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이 전 상임이사는 2010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불량품을 무마해주고 계약을 유지해주겠다”며 최씨로부터 8,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우유는 선거로 선출되는 조합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상임이사가 최고경영자다. 그는 지난달 검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서자 사직했다. 이 회사 송모(46) 경영전략팀장 등 직원 5명도 납품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각각 900만~2,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유흥주점, 골프장 등에서 몰래 수표를 받거나 계좌이체 방식으로 최대 6년간 뒷돈을 챙겨 왔다.

매일유업의 김 전 부회장은 냉동업체와 광고업체 등 우유 납품과 관련된 별도 법인 3곳을 운영하며 별다른 역할 없이 하청업체에 중개 수수료를 떠넘기는 이른바 ‘통행세’를 물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08년부터 납품액의 3%를 수수료로 받아 회사 수익금 48억원 상당을 빼돌리고, 이 중 32억원을 유흥비와 생활비로 사용했다. 김 전 부회장은 고 김복용 창업주의 차남이자 김정완 현 회장의 동생으로 3대 주주이다. 검찰은 또 “납품물량을 늘려주겠다”며 1억2,000만원짜리 수표와 3,0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받은 치즈사업부 팀장 홍모(42)씨 등 2명도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우유업체들이 ‘갑을 관계’의 약점을 악용해 납품업체를 괴롭히는 관행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우유업계 비리는 제품 가격 상승을 초래해 소비자 피해로 연결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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