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의 수원FC가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클래식(1부)에 진출했다.
수원은 지난 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5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2-0으로 꺾었다. 지난 2일 벌어진 부산과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수원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승강 PO의 최종 승자가 됐다.
수원이 클래식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은 한 편의 장편 드라마와 같았다. 13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걸렸고 극적인 순간들도 존재했다.
수원은 지난 2003년 창단됐다. 당시에는 수원시청이라는 명칭으로 실업축구리그인 K2 전기리그(현 3부 내셔널리그)에 소속됐다. 수원은 창단 첫 해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어 2005년부터 K2 전기리그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해 리그 1위에 오른 수원은 2012년까지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실업축구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2012년 수원은 리그 승격이라는 목표 하에 변화를 꾀했다. 아주대학교 축구부와 수원시청 축구단 유소년 총감독을 지낸 조덕제(50)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조 감독의 지도 아래 수원은 프로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 발을 들여놨다.
수원은 챌린지 첫 해인 2013년에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8개팀 가운데 4위(13승8무14패ㆍ승점 47)에 자리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10개 구단 중 중위권인 6위(12승12무12패ㆍ승점 48)로 시즌을 마쳤다.
2년 동안 챌린지 적응을 끝낸 수원은 올해 무서운 저력을 보여줬다. 정규리그 40경기에서 18승11무11패(승점 65)로 3위를 기록했다.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K리그 승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25일 벌어진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서울 이랜드FC에 3-3으로 비긴 수원은 무승부시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규정에 따라 PO에 올라갔다. 상승세를 탄 수원은 PO에서 정규리그 2위인 대구FC마저 2-1로 제압했다. 이후 부산과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13년 만에 클래식 무대에 서게 됐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수원은 K리그 챌린지에서 출발한 구단 중 클래식 승격을 이룬 최초의 팀이다. 2013년 출범한 K리그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한 구단은 첫 해 상주 상무와 2014년 대전 시티즌, 광주FC가 있지만 이들 모두 강등됐다가 클래식으로 다시 승격한 경우다.
조 감독은 부산과 경기 후 "(클래식에) 올라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당장 내일부터 클래식을 준비하겠다. 이제 시작이다. 부산전에서 뛴 베스트11 가운데 절반은 임대선수로 소속팀에 돌아가거나 군에 입대한다. 다시 새로운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수원은 내년 클래식에서 수원 삼성과 최초의 지역 더비를 열게 됐다. 조 감독은 '수원 더비'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클래식에서 '닥공(닥치고 공격)'과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수원은 클래식 팀 득점 1위(60점)에 빛나는 수원 삼성과 불꽃 튀는 골 전쟁을 펼칠 것을 보인다. 이들의 '수원 더비'는 수원 지역 축구 인기는 물론 나아가 전체 프로축구의 인기까지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수원FC 선수단(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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