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포가 미국 사회를 강타한 가운데, 한 대학이 학생들에게 “권총으로 무장하라”고 권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기독교 계열 학교인 버지니아 주 리버티 대학 제리 폴웰 주니어 총장은 4일(현지시간) 대학 학위 수여식에서 “샌버나디노에서 총기를 난사했던 용의자와 같은 그런 무슬림들이 학교에 들어오기 전 우리는 그들을 저지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총기 소지를 권고했다. 그러면서 “그런 무슬림들이 우리 앞에 나타나면 한 수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고 학생들에게 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총기 소지 허가증을 얻도록 캠퍼스 경찰이 제공하는 무료 강좌 수강을 독려했다. 폴웰 총장은 “최근 테러 이후 총기를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며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지하는 시민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에 대해 한 학생이 소셜 미디어에서 “무슬림 혐오와 이어진다”며 해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자 폴웰 총장은 “파리 테러와 미국 동부 총기 난사를 자행한 무슬림을 말한 것”이라며 “온건하고 좋은 무슬림도 많다”고 해명했다.
한편, 리버티 대학교는 제리 폴웰 주니어 총장의 아버지이자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와 보수주의의 대표적인 인물인 제리 폴웰 목사가 설립한 기독교 학교다. 앞서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은 무슬림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ㆍ편파 발언을 일삼는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