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종료후 6일 자진 퇴거 약속… 경찰, 조계사 주변 ‘그물망 포위’
5일 열린 2차 민중총궐기대회 집회가 경찰과 주최 측의 충돌 없이 마무리 된 가운데 서울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 측에 자진 퇴거를 약속한 날(6일)이 다가오면서 경찰도 경계를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다.
일단 경찰과 조계종 측은 한 위원장이 6일 스스로 조계사 관음전을 나와 경찰에 출두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 위원장은 1일 새벽 조계사 부주지 담화 스님 등과의 면담 자리에서 “5일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 된 다음 6일에 스스로 조계사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실제 이날 2차 민중총궐기대회가 마무리돼 가던 오후 8시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한 위원장을 만나 거취 문제를 두고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 관계자는 “도법 스님과 정웅기 화쟁위 대변인이 한 위원자을 찾아가 조계사 신도회와 약속한 6일 퇴거를 위해 설득중”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내부를 중심으로 종단과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퇴거 결정을 내리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다. 불교신자인 한 위원장은 과거 쌍용차 해고자들의 죽음을 놓고 투쟁을 이어나갈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위로에 큰 감동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화쟁위원회 역시 일부 여론의 비판 속에서도 한 위원장이 요청한 중재안을 받아 들였고, 요구사항 중 하나인 평화집회를 열기 위해 앞장 섰다.
조계사 관계자는 “한 위원장도 신도들의 반발에 마음이 쓰이는 눈치였다”며 “6일에 스스로 떠나겠다는 말은 진심으로 느껴졌고 종단도 그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신이 장기화되거나 도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8년 7월 광우병 촛불시위로 수배됐던 이석행 전 민주노총위원장 등이 조계사로 피신해 3개월 가량 머물다 그 해 10월 경찰의 감시를 뚫고 조계사를 빠져나간 전례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입장은 대독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정부의 노동정책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노동법 개정 철회라는 목표가 설정된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스스로 경찰에 출두할 거라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가능성 때문에 조계사 주변의 경찰력을 강화했다. 조계사의 동의를 얻어 5일 자정부터 조계사를 출입하는 인원을 통제하는 한편 조계사 주변에 기동중대 500 여명과 수사요원 180여명 등 약 700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경준기자 fr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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