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에 이어 또 ‘무응찰’ 설움 … 황재균 "훈련 잘 받고 돌아가겠다"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노리던 황재균(28·롯데 자이언츠)선수의 꿈이 좌절됐다.
KBO는 5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황재균에 대한 포스팅 결과를 받았다.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었고 이를 롯데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달 26일 황재균과 롯데의 뜻에 따라 MLB 사무국에 포스팅 요청을 했다.
MLB 사무국은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1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황재균 포스팅을 알렸다.
그러나 나흘 동안 황재균 영입의사를 드러낸 팀은 없었다.
이에 앞서 손아섭(27·롯데)도 포스팅에 나섰으나 '무응찰'의 설움을 당했다.
손아섭에 이어 황재균도 포스팅에 도전했으나, 냉혹한 현실만 깨달았다.
롯데 관계자는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황재균과 어렵게 통화했다. 황재균이 포스팅 결과를 듣고 '알겠다. 훈련 잘 받고 돌아가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황재균은 지난달 23일 세종시의 한 부대로 입소했고, 훈련 중에 무응찰 소식을 들었다.
포스팅에 나선 한국프로야구 선수 중 응찰 구단이 나오지 않은 건, 2002년 진필중이 처음이었다.
올해에는 롯데에서만 두 명의 '무응찰' 선수가 나왔다. 역대 2, 3호 불명예 기록이다.
황재균은 올 시즌 타율 0.290, 26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을 기록한 황재균은 야심 차게 미국 진출을 추진했다.
한 팀에서 한 명만 해외진출할 수 있는 KBO 규정에 따라 손아섭이 먼저 포스팅에 나섰다. 그러나 손아섭 포스팅에 응찰한 구단이 없어, 황재균에게도 기회가 왔다.
황재균은 절친한 친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성공 사례를 보며 꿈을 키웠다.
황재균과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나란히 입단했고, 포지션 경쟁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정호가 앞서 나갔지만, 황재균도 한국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내야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냉정했다. 2014년 말 강정호가 포스팅에 나서자 피츠버그는 500만2,015 달러(약 55억원)를 제시해 독점교섭권을 따냈다.
이적료를 지급하더라도 강정호를 영입하려는 의지가 담긴 금액이다.
황재균 영입을 위해 굳이 이적료를 쓰려는 구단은 없었다.
강정호가 2014년 시즌 초반부터 메이저리그 입성의 뜻을 드러낸 것과 달리 황재균은 시즌 말미에 포스팅 의사를 밝혀 '홍보'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면서 포스팅에 나서려는 한국 야수가 늘었다.
박병호는 포스팅 최고 응찰액 1,285만 달러(약 147억원)를 전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에 안기며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했다.
하지만 강정호와 박병호는 '특별한 선수'다. 여기에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의지만으로는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수 없다. 오히려 무응찰의 불명예를 떠안을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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