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안정적인 경영권 입증을 위해 필요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업원 지주회와 임원 지주회가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절대적 지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0%를 갖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이 신 회장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표명한 확인서를 지난달 26일 보내왔다고 3일 밝혔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지분은 일본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계열사 등 관계사 20.1%, L투자회사 10.7%, 임원 지주회 6.0%, 신격호 총괄회장 등 오너 가족 7.1%, 롯데재단 0.2% 등으로 분산돼 있다.
이번 두 지주회의 지지는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거래소가 롯데그룹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를 통해 호텔롯데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입증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호텔롯데 상장 등 신 회장이 추진하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다지는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기 맞춰 신 회장은 호텔롯데와 롯데정보통신 외에 코리아세븐 등 다른 비상장계열사의 추가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벌이는 경영권 분쟁에서도 힘을 얻게 됐다.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의 종업원 지주회와 임원 지주회는 신 총괄회장의 절대적 우호지분 역할을 해 왔다. 종업원지주회는 과장에서 부장급 직원을 포함해 130여명으로 구성됐지만 의결권은 대표격인 1명의 이사장에게 위임된 비정상적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두 지주회의 지분을 오래 전 신 총괄회장이 맡겨 놓은 차명 지분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이번에 두 지주회가 신 회장 지지를 표명한 것은 차명 지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일본에서 지지기반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측근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신 총괄회장의 의중에 따라 움직였던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이 지난 7월말 신 회장측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며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열린 ‘롯데그룹 여성 리더십 포럼’에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 확대를 “2020년까지 그룹내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의 3분의 1을 여성으로 임명하고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겠다”고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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