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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 ‘일성록’ 17년 만에 완역, 185책으로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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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 ‘일성록’ 17년 만에 완역, 185책으로 출판

입력
2015.12.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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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록. 한국고전번역원 제공
일성록. 한국고전번역원 제공

조선시대 왕의 동정과 국정을 기록한 ‘일성록(日省錄)’의 정조대 부분이 완역됐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가 1998년 번역을 시작한 지 17년만에 총 185책으로 출판됐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완역을 기념해 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일성록 정조대 완역 및 한국고전번역 50년 기념 학술대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일성록’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와 함께 조선의 대표적 관찬(官撰) 기록물로 정조가 9세 때 스스로 반성하기 위해 쓴 ‘존현각일기’부터 1901년 순종 대까지 151년간 매일 왕의 동정과 국정의 제반 사항을 기록한 일지다. 전체 4,700여만자, 2,329책으로 구성됐으며 현재 38%에 해당하는 677책이 번역됐다. ‘일성록’ 전체의 한글화 작업에는 앞으로 21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미리 공개한 학술대회 강연문에서 “정조는 개인적 기록이었던 ‘존경각일기’를 공적 기록인 ‘일성록’으로 전환시켰고, 이를 제도화했다”며 “‘일성록’은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도 포함되지 않은 여러 정보를 충실히 담고 있는 월등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또 “중세사회 해체기인 18세기 말에서 19세기에 이르는 조선 후기 사회를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면서 “서세 동침의 상황 속에서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한 당대 조선인들의 인식과 조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열강들의 움직임까지 짐작하게 한다”고 말했다.

오항녕 전주대 교수는 “당대 사관의 위상과 역할이 위축되고 실록의 신뢰성이 손상되면서 대안으로 모색된 것이 ‘일성록’의 편찬이었다”며 “당대인들은 ‘일성록’을 여타 자료보다 활용성이 높고, 내용이 충실한 국사(國史)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번역은 정조대 연구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수창 서울대 교수는 “‘일성록’은 당대의 자료 중에서도 백미로 연구자들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와 더불어 높은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어느 학자나 정치가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정조의 폭넓은 문제의식과 국정운영은 다양한 각도로 뻗어나갔다”며 “‘일성록’을 통해 그 시대의 문제를 다각도로 점검하고 추론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일성록’ 번역에 기여한 김내일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위원에 대한 제2회 방은고전번역상 시상식도 열린다. 방은고전번역상은 번역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 창립에 참여한 방은 성낙훈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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