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 서열 2위로 최근 신병이상설이 나돌았던 황병서 북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수행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일각에선 황병서가 허리 수술을 받으러 외국에 나갔다 왔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왔지만, 3주 만에 복귀한 것을 감안하면 건강 문제가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는 3일 김정은의 122호 양묘장 현지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황병서가 함께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황병서는 활짝 웃고 있는 김정은의 뒷줄에서 옅은 미소를 띠고 무언가를 받아 적는 모습이다.
황병서가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은 지난달 11일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장례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였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리을설의 국가장의위원명단에서 누락된 이후 좌천 사실이 확인됐던 상황에서 황병서가 갑작스레 종적을 감추자 그의 거취를 둘러싸고도 궁금증이 증폭됐다.
일각에선 허리 수술 등 신병 치료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22일 만에 현업에 복귀한 것으로 볼 때 중병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 건강 문제가 아니라면 내년 5월로 예정된 당대회를 앞두고 김정은의 방중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중국을 다녀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이날 현지시찰에는 황병서 외에도 오수용 노동당 비서, 조용원 당 부부장, 김경준 국토환경보호상,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이 동행했다. 최근 들어 김정은 수행 횟수가 부쩍 늘어 신흥 실세로 부상한 조용원도 어김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50대 후반으로 알려진 조용원이 조직지도부를 등에 업고 75세 고령인 황병서를 대신해 제2의 황병서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평양 순안국제공항 신청사의 공사를 도맡았다가 김정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좌천됐던 것으로 알려진 마원춘의 직책이 국방위 설계국장이라는 점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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