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소타 박병호(왼쪽)과 조 마우어, 미네소타 페이스북 캡처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박병호(29·미네소타)가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트윈스맨'으로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박병호는 3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홈 구장인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 겸 수석 부사장과 마이크 래드클리프 선수단 담당 부사장, 박병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와 통역 한재웅 씨가 동석했다. 지역 신문과 방송사 등에서는 4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한국에서 날아온 '예비 스타' 박병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미네소타의 프래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32)는 이날 훈련이 없는데도 구장에 나와 박병호를 직접 만났다. 마우어는 "박병호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박병호는 "마우어가 나를 굉장히 반겨줬다. (메이저리그 적응을) 많이 도와줄 것이고, 다른 선수들이 안 도와주면 얘기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미네소타 페이스북에는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가 마우어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제 막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지만 박병호를 향한 현지 팬들의 기대도 크다. 지역지 스타트리뷴은 홈페이지에서 '박병호와 미네소타의 계약을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설문을 올렸다. 3일 오전까지 총 1,543명의 응답자 가운데 48%(752명)가 '잘된 일'이라고 답했고, 33%(509명)가 '확신은 없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를 선택했다. 박병호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팬이 81%에 달한다. '회의적이다'는 14%(220명),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응답은 5%(70명)였다.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에 5년 최대 1,800만 달러의 연봉을 박병호에게 투자한 미네소타 구단 역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에 대해 "스윙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삼진이 많다고 하지만 파워 히터들은 다 삼진이 많다. 박병호를 통해 (지난달 은퇴한) 토리 헌터가 떠나면서 잃었던 공격력을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래드클리프 부사장은 "우리는 박병호를 고등학교 때부터 지켜봐 왔다. 10년 넘게 봤다"며 "야망이 있고, 자신감이 있는 선수다. 우리 선수들과 미네소타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에 선 박병호에게 충분한 기회와 시간도 약속했다. 라이언 단장은 "어떤 선수든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환경이 달라지고 관중, 감독, 코칭스태프도 모두 바뀐다. 시간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넥센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출장했지만 미네소타에서는 지명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를 지명 타자를 기용하는 구상을 밝히며 미겔 사노는 외야, 트레버 플루프는 3루, 마우어는 1루수로 뛸 수 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에게 한국에서 쓰던 배번 '52'을 배정했다. 박병호는 2011 시즌 중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되면서 기존 등 번호인 25번을 '뒤집은' 52번을 달았다. 이후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새로운 야구 인생을 그려나갔다. 박병호는 '행운의 번호'와 함께 또 다른 출발선에 섰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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