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영국 공군은 이르면 3일 공습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하원은 2일 정부가 요청한 시리아 IS 공습안에 대해 10시간 반에 걸친 장시간 토론에 이어 표결을 벌여 찬성 397표, 반대 223표로 가결했다. 공습안은 공습 대상을 시리아 내 IS로 한정하고, 지상군 파병도 없을 것임을 명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표결에 앞서 진행된 의회 토론에서 “합법적이고, 영국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 옳은 일”이라며 공습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동맹들과 협력해 이 위협을 파괴할 것인가? 영국민 살해를 기도하는 심장부(시리아 락까)로 그들을 추적할 것인가? 아니면 앉아서 그들의 공격을 기다릴 것인가?”라고 물었다.
집권 보수당 의석이 331석인 점을 감안하면 표결 결과는 수십 명의 노동당 의원들이 총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제러미 코빈 당수에 등을 돌리고 찬성표를 던졌음을 보여준다. 앞서 코빈 당수는 공습을 지지하는 예비내각 다수의 집단 사퇴 압력에 밀려 개인 양심에 따른 자유 투표를 허용했다.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은 이날 오후 채널4 뉴스에 출연, 공습 개시가 “매우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면서 “아마도 2일 밤은 아니지만 3일 밤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공군기가 이미 시리아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하고 있다”면서 IS 공습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하는 것은 간단한 작전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기지에 전투기들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2013년 9월 시리아 정부군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으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파리 연쇄 테러로 분위기가 반전 조짐을 보였고, 캐머런 총리는 IS 공습안 표결을 서둘렀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는 공습 찬성이 48%로, 31%인 공습 반대보다 높았지만, 공습이 다수의 지지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정부는 파리 테러가 발생하자 지난 1일 내각회의에서 프랑스 주도의 시리아 내 IS 격퇴전에 최대 1,200명까지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원안을 승인했다. 병력 투입은 물론 정찰형 전투기 ‘토네이도’와 지중해에 투입된 프랑스 항공모함 샤를 드골 호를 지원하는 구축함 파견 등이 담겼다.
한편 미국은 IS 격퇴를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에 새로운 특수기동타격대를 파병할 방침이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히고 타격대의 임무와 관련해 “기습, 인질 구출, 정보 수집, IS 지도부 살해나 포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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