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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첫 심장이식수술… 폐렴으로 18일 후 숨져

입력
2015.12.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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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년 12월 3일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을 한 남아공 의사 의사 크리스티안 바나드.
167년 12월 3일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을 한 남아공 의사 의사 크리스티안 바나드.

1967년 12월 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그루트 슈어(Groote Schuur)병원 의사 크리스티안 바나드(Christiann Barnard)가 최초의 심장이식수술을 집도했다. 수술대에는 당뇨병과 심장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루이스 워시캔스키(Louis Washkansky)라는 54세의 잡화상이 누웠고, 수술에는 의료진 30명이 투입돼 총 9시간이 걸렸다.

심장 이식은 개 등 동물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실험이 진행되던 때였다. 45살의 바나드는 하지만 수술 결정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훗날 말했다. “환자 자신이, 그대로는 희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자가 등 뒤에서 쫓아오고 있으니 악어가 득시글대는 강에라도 뛰어들어야 할 판이었다. 헤엄으로 강을 건널 수 있는 가능성은 있었으니까.” 물론 기증자가 있었기에 결심도 가능했다. 수술 하루 전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한 젊은 여성이 뇌사상태에 빠졌고, 환자의 아버지는 딸의 심장을 기증했다. 심장이식 절차가 엄격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ㆍ윤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생명 연장 기술의 획기적인 진전에 세계 의료계는 열광했다. 하지만 환자는 폐렴에 걸려 18일 뒤 숨졌다. 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맞아 내성이 약한 상태였다. 바나드는 이듬해 1월 2일 두 번째 심장이식 수술을 진행했고, 환자는 19개월간 생존했다.

미국 과학자 로버트 자빅이 만든 최초의 영구 인공심장 '자빅-7'
미국 과학자 로버트 자빅이 만든 최초의 영구 인공심장 '자빅-7'

장기이식 수술은 면역억제제의 개선과 더불어 성공률을 높여왔다. 한국에서는 92년 11월 첫 심장이식 수술이 시행됐다. 장기이식에 관한 입법이 이뤄진 것은 2000년 2월이었다. 이제 장기이식의 최대 난제는 수술 기술과 약물 개선보다 기증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공심장 연구도 병행됐다. 1982년 12월 1일 미국 유타대학에서 첫 인공심장(Jarvik-7) 인체 장착 수술이 진행됐다. 집도는 윌리엄 더브리스(William DeVries)박사, 환자는 61세의 전 치과의사 버니 클라크이었다. 클라크는 수술 후 112일을 살고 숨졌다. 혈전과 감염증이 원인이었다.

인간의 심장은 연간 4,000만 회, 75년을 살 경우 약 30억 회 박동하며 2억 리터의 혈액을 폐와 체내로 순환시키는데, 건강한 심장은 좌우 두 심실의 펌프 작용이 매 순간 완벽한 타이밍과 힘의 균형을 이룬다고 한다. 아직 인류는 심장의 기능을 만족스럽게 재현하는 인공 장치를 만들지 못했다. 인공심장은 일부 심장기능의 보조장치 혹은 이식 전 일시적 대체 심장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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