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1, 2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역대급’ 판매기록을 세우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로 올해 목표인 내수ㆍ수출 820만대 달성은 어려워졌지만 목표치와의 격차를 줄이는데 양대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올 들어 11월까지 총 719만1,868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18만159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1.5%의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월간 판매고 2위 기록을 달성했다고 2일 밝혔다. 가장 많이 팔았던 것은 지난해 12월의 18만2,876대로 지난달과의 차이는 2,700여대에 불과하다.
특히 기아차는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7만대를 돌파해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현대차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과 함께 2개월 연속 10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남겼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함께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이라며 “극심한 경기 침체와 현지 업체들의 저가공세를 극복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판매 호조는 준중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선전 덕분이다. 현대차의 랑동(아반떼 MD), SUV인 ix25와 신형 투싼, 기아차의 K2, SUV인 KX3와 스포티지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9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구매세 인하 정책을 발표한 이후 준중형 시장이 살아나면서 현대차의 준중형 라인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폭스바겐 파사트, 토요타 캠리 등 경쟁차종에는 준중형 라인업이 없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6만7대, 기아차는 4만5,553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을 11.8%, 1.4% 늘렸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에 휩싸인 폭스바겐의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이 15.3%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혼다가 -5.2% 등으로 뒷걸음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선전한 것이다. 토요타(3.4%), 크라이슬러(2.9%), GM(1.5%), 포드(0.3%) 등 다른 경쟁업체들의 성적도 좋지 않았다. 덕분에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7.6%에서 지난달 8.2%까지 상승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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