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동북쪽 외곽지역에 위치한 르부르제 전시장의 한국홍보관.
200㎡ 규모인 한국관을 찾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저탄소 그린시멘트’ 생산기술의 설명을 듣던 잠비아 국토부 관계자 하틀리 왈리미피씨는 “정말 흥미롭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는“석탄화력발전소 폐기물인 석탄재에 이산화탄소를 섞어 시멘트를 만드는 이 기술은 경제성장이 필요한 잠비아에서 개발과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기술”이라며 “생산단가만 맞으면 잠비아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표시했다. “한국관을 들른 기업인의 소개로 이곳을 찾았다는 브라질 비정부기구(NGO) 소속 마르셀로 메테미로스씨도 “석탄화력발전을 많이 사용하는 개도국에게 대단히 유용한 기술”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석탄재를 사용한 시멘트 생산단가가 석회석에서 시멘트를 만드는 비용(1톤당 5만원)보다 적어 석탄화력발전에 전력생산을 의존하는 콩고, 케냐, 잠비아 등 아프리카와 카자흐스탄과 같은 동구권 국가들은 이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관을 설치한 것은 지난 해 페루 리마 총회 이후 두 번째다. 한국관에서는 개도국들이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로 하는 기후기술인 물ㆍ폐자원ㆍ신재생에너지ㆍ친환경 건물 4개 분야 6개의 기술을 모형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지난 해보다 한국관의 면적을 두 배로 키웠다. 정동희 한국환경공단 기후정책지원팀장은 “그 동안에는 국내 친환경 기술로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저감사업을 벌여 발생한 감축실적을 국내 감축분으로 인정받아왔다”며 “신 기후체제에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도국 등을 대상으로 기술 홍보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11일 폐막까지 이곳에서 26개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국내 주요 친환경 기술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해외에 소개할 계획이다. 개막 첫 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해 1,000여명이 방문했고, 폐막까지 8,000여명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르부르제 전시장에 국가관을 마련한 곳은 개최국인 프랑스를 포함해 한국, 일본, 중국, 군소도서국연합(AOSIS), 유럽연합(EU) 등 60여 개 국가 및 국가연합
이다. 선진국ㆍ중진국들은 자국의 환경정책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몰디브ㆍ파푸아 뉴기니ㆍ투발루 등 작은 섬나라로 구성된 AOSIS은 “해수면 상승으로 수십 년 내에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라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파리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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