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뮤지컬 시장이 들썩인다. 크리스마스와 설 연휴, 겨울방학 등이 있는 공연 시즌을 맞아 예매 경쟁이 본격화했다. 같은 작품도 평소 티켓 판매량의 2.5배에서 최대 3배까지 늘어나는 연말은 공연의 최대 성수기다. 그 중에서도 꽃은 뮤지컬로 서울지역 1,000석 이상 대극장의 8할을 뮤지컬이 차지한다. 김선경 인터파크 홍보과장은 “올 연말은 뮤지컬 업계가 앙코르 작품 중심으로 ‘방어 전략’을 펴고 있다”며 “흥행이 검증된 작품에 집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뮤지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2000년대 중반부터 수년간 신작이 쏟아지며 웬만한 라이선스 뮤지컬은 국내 전부 소개된데다, 지난해 세월호, 올해 메르스 한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올 연말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뮤지컬 중 신작은 샘컴퍼니의 ‘오케피’(18일~2월 28일 LG아트센터)가 유일하다. ‘웃음의 대학’으로 국내에 알려진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가 쓴 이 작품은 화려한 뮤지컬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그린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연출과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연기까지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그의 부인이자 뮤지컬배우인 김미혜가 대표로 있는 샘컴퍼니에서 5년간 준비했다. 앙상블 없이 13명의 출연배우가 모두 주연으로 지휘자 역에 더블캐스팅된 오만석을 비롯해 박혜나, 윤공주, 린아 등이 출연한다. (02)6925-5600
CJ E&M은 ‘베르테르’(1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를 선보인다. 독일 대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로 2000년 초연했는데, 베르테르와 그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롯데, 롯데의 정혼자 알베르트의 삼각관계를 통해 순수한 청년의 어긋난 사랑을 곡진하게 담았다. 베르테르 역에 배우 조승우와 엄기준, 슈퍼주니어 규현이 나선다. 특히 조승우는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이번 무대에 선다. 롯데 역에 전미도와 이지혜가, 알베르토 역에 이상현과 문종원이 출연한다. 1544-1555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대세인 국내 뮤지컬시장에서 신시컴퍼니는 아이비와 최정원을 원톱으로 내세운 ‘시카고’(2월 6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로 승부수를 던졌다. 두 사람은 각각 매력적인 살인자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 역을 맡아 98회를 소화한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과 질투의 이야기를 담았다. 찐득한 재즈와 관능적인 미국식 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02)577-1987
지난해 충무아트홀이 자체 제작해 약 8만명의 관객을 모은 화제작 ‘프랑켄슈타인’(2월 2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도 다시 선보인다. 영국작가 메리 셸 리가 1818년 쓴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거대한 기계 세트, 시원한 노래, 화려한 앙상블 등 국내 뮤지컬 흥행코드를 모두 집약했다는 평을 들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 역에 유준상 박건형 전동석, 앙리 뒤프레 역에 박은태 한지상 최우혁이 출연한다. 1666-8662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역대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레미제라블’(3월 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올해 초 초연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월 31일까지 샤롯데씨어터)도 연말 대극장에 걸리는 뮤지컬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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