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길안내(내비게이션) 서비스에 새로 뛰어 들었다. 여기에 SK텔레콤도 새로운 ‘태블릿 내비게이션’을 내놓아 정보기술(IT) 업체들마다 쏟아낸 다양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네이버는 2일 기존 네이버 지도 소프트웨어(앱)에 목적지까지 최적 경로를 찾아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추가했다. 네이버 지도 앱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최적 경로를 찾아주는 ‘길찾기’ 기능이 있다. 이 길찾기에 실시간 경로탐색 기능을 합치면서 네비게이션으로 거듭났다.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한 빠른 길찾기, 거리뷰, 항공뷰 등의 기능이 함께 제공된다. 내비게이션 기능은 전문업체 현대엠엔소프트와 제휴를 맺고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2009년부터 지도 서비스를 해오면서 꾸준히 축적된 데이터가 있어서 결코 다른 업체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이버 내비게이션의 장점은 범용성이다. 기존 일부 이동통신업체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각 사 가입자 위주로 제공됐다. 그러나 네이버 내비게이션은 이통사 구분이 없어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네이버 지도 앱 이용자가 월 1,000만명에 이르는 점도 무시 못할 강점이다.
네이버는 내비게이션에 음성 검색이나 주변 검색 등 추가 기능을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자동차에 기본적으로 네이버 내비게이션을 탑재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를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자동차업체 르노삼성과 손잡고 내비게이션 서비스‘태블릿 내비게이션 T2C’를 내놓았다. 르노삼성이 내년 출시하는 승용차 QM3의 선택 사양인 이 제품은 8인치 화면의 삼성전자 태블릿 ‘갤럭시탭 액티브’를 통해 제공된다. 즉 차량에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날씨 등 기상 정보와 SK플래닛이 제공하는 T맵 교통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음원스트리밍서비스 멜론을 통해 음악 청취 기능까지 제공한다. 차에서 내릴 때는 태블릿을 떼어내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의 경우 SK텔레콤의 LTE요금제 가입자는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를 나눠 쓰면 되고 다른 이동통신가입자는 태블릿만 별도 요금제에 가입해 이용하면 된다. SK텔레콤은 QM3에서 운용되는 상황을 봐서 다른 차종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만큼 기존 1위 서비스인 SK플래닛의 T맵은 강력한 경쟁자를 맞게 됐다. SK플래닛은 경쟁자가 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T맵이 독주하면 경쟁이 줄어 서비스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네이버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SK플래닛은 네이버가 실시간 최적 경로 검색을 따라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네이버 내비게이션은 구동시키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서 불편하다”며 “실시간 최적 경로 검색은 오랜 경험이 필요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KT는 내비게이션 서비스 ‘올레 내비’를 조만간 새로 단장해서 내놓을 예정이다. 2010년출시된 올레 내비는 최단거리 안내, 교통정보 제공, 목적지 검색 등의 기능을 내세웠으나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정확성이 떨어지고 실시간 안내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내비게이션 전문업체와 손잡고 다시 한 단계 발전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KT 관계자는 “아직 내용 등에 대해 정확히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관련 서비스 개선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다양해 지면서 각 IT업체들은 각종 기능을 추가해 차별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플래닛은 이미 제주관광협회와 손잡고 T맵으로 길만 찾는 게 아니라 숙박, 카페, 음식점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도 길안내에서 주변 검색 서비스 등으로 차츰 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내비게이션 정보가 다른 서비스의 기반이 된다. 이동 경로 데이터가 쌓이면 특정 시간대에 어느 시간에 누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이런 사람의 행동패턴을 옥외 광고,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의 위치, 경로, 흐름에 대한 정보는 다른 서비스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를 생각한다면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지정된 목적지를 향해 경로를 자동탐색, 변경하는 기능은 자율 주행차의 핵심기술이기도 해서 자동차 업계들도 관심이 많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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