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제출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감축목표(INDC)로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기 힘들 것이라고 봅니다.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좀더 강화해야 합니다.”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전체회의에 참석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환경건전성그룹(EIG) 대표 기조발언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강화해야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국제사회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각국이 제출한 감축목표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기후변화협약 사무국(UNFCCC)은 각 국이 제출한 자발적 감축계획을 모두 실행해도 2100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2.7도 오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30년까지 전 세계가 내뿜는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이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온실가스 한계배출총량(1조톤)의 75%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원론적 입장과 별개로 윤 장관은 “지속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체제 마련을 위해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온실가스 감축의무 책임에 대해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간 개도국 지위를 유지했던 한국이 새로운 국가분류에 따라 선진국으로 재구분될 경우 떠안을 더 많은 온실가스 감축의무와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 부담 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30일 당사국총회 개막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선진국들이 더 많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제기한‘역사적 책임론’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한국을 포함해 스위스, 멕시코,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 5개국으로 이뤄진 EIG는 대체로 이런 입장을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강조하고 있다. 당사국총회에서 한국 환경부 장관이 환경건전성그룹 대표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건전성그룹은 196개 당사국 중 비슷한 입장을 지난 국가들끼리 무리를 이룬 16개 주요 협상그룹 중 하나다. 주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중간자적 입장을 표명한다. 이외에 유럽연합(EU), 미국ㆍ일본ㆍ캐나다 등 선진국 9개국으로 구성된 엄브렐라 그룹, 방글라데시ㆍ캄보디아ㆍ에티오피아ㆍ세네갈 등 48개국으로 이뤄진 최빈개도국 그룹, 몰디브ㆍ투발루ㆍ나우루 등 39개국이 포함된 군소도서국연합(AOSIS) 등이 있다.
파리=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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