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FA(프리 에이전트) 대어들이 나란히 '위'에서 '아래'로 이동했다. 내년 시즌 순위표의 '위-아래'가 바뀌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유난히 상위팀에서 하위팀으로 이동이 두드러졌다. 대어로 꼽힌 정우람(한화)과 박석민(NC), 손승락(롯데), 유한준(kt)이 대표적이다. 4명 모두 올 시즌 순위가 더 높은 팀에서 더 낮은 팀으로 이적했다. 각 팀마다 취약 부분으로 꼽혔던 요소를 메우며 팀 전력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석민은 삼성을 떠나 NC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에서 3위 NC로 이적하며 '아래'로 이동했다. 이른바 '나이테(나성범-이호준-테임즈)'의 막강한 타선을 이미 보유한 NC는 박석민의 합류로 더 강한 라인업을 꾸리게 됐다. 여기에 취약점이던 3루 고민까지 해결하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뛰어 올랐다. 반면 박석민을 놓친 삼성은 당장 '리빌딩'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정우람은 올 시즌 5위에 오른 SK를 나와 4년 84억원에 한화와 계약했다. 올해 69경기에서 7승5패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하는 등 국내 정상급 불펜 투수로 평가 받고 있는 정우람이 가세함에 따라 한화는 마운드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화는 올해까지 최근 3년간 외부 FA로만 7명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 시즌 막판까지 SK, KIA와 5위 싸움을 했던 한화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벌써부터 관심사다.
올 시즌 4위를 차지했던 넥센은 전력 누수가 크다. 올해 내부 FA 중 유한준과 손승락이 팀을 떠났다. 유한준은 4년 60억원의 조건에 kt로 이동했고, 손승락은 4년 60억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올해 1군 첫 시즌을 치른 kt는 경험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었지만 베테랑 외야수 유한준이 합류하면서 이 고민을 덜어내게 됐다. 롯데 역시 리그 최고로 꼽히는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영입하면서 뒷문이 더욱 단단해졌다. 롯데는 올해 팀 세이브 19개로 리그 9위에 머물렀지만, 손승락은 올해 23세이브를 기록했다.
포수 정상호도 SK를 떠나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안방이 약했던 LG는 정상호의 영입으로 더욱 강한 센터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올해 9위로 떨어졌던 LG의 반등 요인이 될 수 있다. 불펜 투수 윤길현은 SK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손승락과 함께 강한 불펜을 이루는 데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FA 시장에서 상위권 팀들은 상당한 출혈을 피하지 못한 반면, 하위권 팀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스토브리그부터 '순위표'는 이미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사진=정우람(왼쪽)-손승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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