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가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규모의 영유아 검진결과를 활용해 식습관과 비만 발생의 인과관계를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비만관리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만관리대책위원회 보고서를 발표했다. 건보공단이 지난해 11월 전문가 18명으로 구성한 위원회로 고도 비만, 소아청소년 비만, 저소득층 비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해정 을지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2007~2013년 영유아 건강검진에 참여한 220만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영유아의 식습관이 비만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생후 4~6개월 사이 조제 분유를 먹은 아동은 모유를 섭취한 아동에 비해 비만이 발생할 위험이 1.28배 높았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폭식, 편식도 비만 원인으로 조사됐다. 생후 54~60개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아동은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아동에 비해 비만이 발생할 위험이 1.31배 높았다. 폭식하는 아동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2.59배나 비만 발생 위험이 커졌다. 편식 역시 아동의 비만 위험도를 1.24~1.57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가 비만 발생을 예방한다는 가설을 국가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해 증명했다”며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아동의 바람직한 식습관이 형성되도록 부모와 지역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녀의 비만에는 아빠보다 엄마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부모의 건강검진 자료가 있는 62만명을 대상으로 부모와 자녀의 비만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조사에서, 부모가 모두 정상 체중인 자녀에 비해 엄마만 비만인 아동의 비만 위험도는 1.7배, 아빠만 비만인 자녀의 비만 위험도는 1.52배 증가했다. 부모가 모두 비만일 경우 자녀의 비만 가능성은 부모가 모두 정상 체중인 경우보다 2.38배 높았다.
이 밖에도 초고도비만군은 정상체중 인구에 비해 사망 위험률이 커졌다. 최승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팀이 2002~2005년 건강검진을 받은 30~65세 성인 10만4,700여명을 대상으로 초고도비만 인구의 사망위험율을 분석한 결과, 초고도비만군(체질량지수 35이상)이 정상군(체질량지수 18.5~22.9)에 비해 사망위험율이 1.43배 높았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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