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 클래식 감독상을 수상한 최강희(56) 전북 현대 감독은 수상의 기쁨을 다 누리기도 전에 K리그의 미래를 걱정했다.
시상식을 마친 후 이동국(36), 이재성(23)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구단과 K리그에 관한 진솔한 생각을 밝혔다.
다음은 최 감독과 일문일답.
-K리그 클래식 감독상을 4회나 수상했다.
"4차례 수상이 처음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감독이라는 직업은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에게 잔소리도 하고 여러 가지를 요구해서 얻는 상이다.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다음 시즌 계획을 말해 달라.
"K리그에서 2연패를 달성한 후 '전북이 고비'라고 말했다. 정상을 지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정상에서 한 순간에 무너지는 팀도 많이 봤다. 감독은 계약기간 동안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구단과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의논을 해야 하는 데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팀으로 변신해야 한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 구단과 상의해서 선수 보강을 하고 싶다. 유명 선수를 영입하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있다. 물론 현재 모든 K리그 구단은 재정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팀들 중에는 우리보다 환경이 열악해도 선수들의 연봉은 더 높은 경우도 있다. 구단의 투자가 계속 줄어든다면 K리그는 '우물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 K리그가 경쟁력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내 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리그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AFC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 고마웠던 사람을 꼽아달라.
"우승하기까지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 우승은 어느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가장 고마운 것은 희생과 헌신으로 팀에 애정을 보인 선수들이다. 항상 티격태격하면서 팀이 오늘날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근거리에서 도움을 주신 이철근 단장도 떠오른다. 나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구단과 회사의 가교 역할을 해주신 분이다."
- 최우수선수(MVP)로 이동국이 선정됐다.
"나는 클럽하우스에서도 이동국과 마주칠 거 같으면 얼른 피한다. 그냥 항상 이동국을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다. 이동국은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만으로 36세다. 하지만 훈련량도 여전히 많고 경기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이동국과 계속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사석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다. 재계약이 늦어지고 있지만,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다른 선수들이 이동국을 인정하고 리더로 삼아 따라주면서 우리팀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동국은 아직 스스로 은퇴 시기를 말하지 않았다. 그와 계속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최강희 감독(왼쪽, 임민환 기자).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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