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기대에 환차익 추구 상품 주목
‘美 금리와 수익 연동’ 뱅크론 펀드도 관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15~16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2008년 이후 제로 수준에 묶여있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거란 확신을 굳히고 있다. 비록 연준이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천천히 올리겠다’며 시장의 불안감을 달래고는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은 풍부한 달러화 유동성에 기반했던 전세계 금융시장 환경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요인임에 틀림없다. 전문가들은 이미 달라지기 시작한 시장 환경에 맞춰 투자 전략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강 달러 흐름을 타라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전후로 달러화 가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월 중순만 해도 94 수준이던 달러인덱스(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최근 들어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고, 원ㆍ달러 환율 역시 10월19일(1,121원)을 저점으로 40원 가까이 올랐다. 이러한 강(强) 달러 흐름은 미국 금리인상 현실화 이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화 가치가 계속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 땐 원화 대신 달러화로 투자하는 상품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 유리하다. 달러 예금,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 형태로 판매되는 달러 예금은 약정금리(연 1% 이하)에 환차익을 더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환차익엔 세금이 붙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증권업계에서 판매되는 달러 RP는 만기가 3개월~1년으로 다양하고 최근 마케팅 경쟁 속에 연 2~3%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특판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 달러 ELS를 활용하고, 해외펀드로 달러자산에 투자할 땐 환헤지형 대신 환노출형 상품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달러인덱스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면 강달러에 베팅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 금리에 올라타라
연준이 이달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내년 1%포인트, 내후년 1.25%포인트 수준으로 올리리란 것이 현재 시장의 대체적 전망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현재 제로에 가까운 금리가 2년 뒤엔 연 2%대 중반으로 오르는 것이다. 미국 금리 상승과 연동해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주목 받는 상품 중 하나는 뱅크론 펀드다. 시니어론으로도 불리는 뱅크론은 미국 은행들이 투자부적격 등급(신용등급 BBB- 이하) 기업에 대한 대출을 유동화한 채권으로, 뱅크론 펀드는 이런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에서도 10월 말 현재 설정액(4,312억원)이 연초보다 70%가량 늘어날 만큼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뱅크론 금리는 리보금리(국제 금융거래 기준이 되는 런던 은행 간 금리)에 연동돼 금리 인상기에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2~3년을 내다보고 투자할 만하다. 손은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니어론 상품 설계상 미국 기준금리가 2번 정도 인상되는 시점부터 금리상승에 따른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보대출 채권이라 하이일드채권 등 유사 상품에 비해 기업 파산에 따른 손실위험이 낮은 것도 강점이다.
시장 변동 속 안정 추구를
금리인상을 통한 미국 통화정책의 긴축기조 전환은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유럽ㆍ일본의 양적완화로 빚어진 선진국 간 통화정책 공조 와해,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위기도 시장 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그 중에서도 양적완화가 유지되고 있는 유럽이 상대적으로 유망한 투자처”라고 진단했다.
시장의 변동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상품도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인컴펀드다. 채권, 부동산투자신탁(리츠), 고배당주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분산 투자해 배당, 이자 등 현금 흐름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시점에는 현금 수입으로 손실을 보전하고, 자산가치 상승기엔 자본차익을 통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김연정 국민은행 이촌PB센터 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배분 비율에 변화를 줘서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도 가능한 상품”이라며 “꾸준히 현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노후 대비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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